지능형로봇이 국가 성장산업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서울고등학교와 로봇과의 인연이 새삼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로봇에 대해 지금처럼 관심이 많지 않았던 ‘척박한’ 시절부터 로봇분야에 꾸준히 한 우물을 파온 개척자중 유독 서울고 출신이 많기 때문이다. 그것도 대부분이 30여년전 함께 학교를 다녔던 28회 동기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민간전문가로서 정통부에 프로젝트 매니저로 투신해 IT839의 URC(유비쿼터스 로보틱 컴페니언) 사업을 이끌어온 오상록 로봇PM(48). 오 PM은 지능형 로봇을 IT인프라와 연계한다는 아이디어로 로봇 상용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이래 올해말 로봇분야 최대 관심사인 국민로봇 사업의 실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오 PM이 속해있는 정통부가 비즈니스 모델 실현에 주력하고 있다면 기술개발·인프라구축·인력양성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로봇정책을 펴는 산자부의 지능형로봇성장동력사업단 로봇종합지원센터 김홍석 센터장(49)도 서울고 동기동창이다. 생산기술연구원 소속의 김 센터장은 퍼스널로봇 기반기술개발 등 지능로봇사업단 관련 로봇사업과 안산지역의 로봇산업 정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두 부처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오 PM과 김 센터장은 학창시절 같은 반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대표업체인 유진로봇의 신경철 사장(50)이 있다. 유진로봇은 청소로봇 아이클레보와 이라크전 실전에 투입된 롭헤즈를 개발한 로봇업계 대표기업. 신 사장은 얼마전까지 지능로봇산업협회와 로보틱스연구조합의 회장, 이사장을 겸임하며 업계의 오피니언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해왔고 지금도 로보틱스연구조합을 이끌며 업계를 대변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보노보’를 개발한 서울산업대 김영석 기계설계자동화공학부 교수(47)는 신 사장과 3년 내내 같은 반이었던 절친한 사이.
‘로봇축구의 아버지’인 김종환 카이스트 교수(49)도 역시 서울고를 나왔다.
조원태 이지로보틱스 사장(49)은 고교 친구인 김 교수와의 인연을 계기로 글로벌 유통기업의 CEO에서 로봇업체 경영으로 전공을 바꾼 케이스. 로봇분야 전공자가 대부분인 로봇업계 CEO중 보기드물게 경영 전공 출신인 사연이 재미있다.
한양대 의대·한양대 서울병원에 몸담으며 다른 길을 걸어온 김영수 교수(49)도 ‘서울고 출신답게’ 의료지원용 수술로봇의 권위자로 명성을 얻고 있다. 이들은 모두 70년대 초반 학교를 다닌 서울고 28회 동기다.
조원태 사장이 경영하는 이지로보틱스와 이름이 비슷해 많은 사람이 헷갈려 하는 이지로보틱스주식회사의 범진환 사장(50·아주대 교수)도 서울고를 나온 기막힌 인연이다. 범 사장은 이들보다 한 해 선배인 27회.
로봇분야에 직접 발을 담그지는 않았지만 생산기술 분야의 오피니언리더인 임관 삼성종합기술원 원장(72)도 서울고 4회 졸업한 대선배다. 생산기술은 자동화와 로봇이 핵심분야를 이루고 있어 임 원장이 후배들에게 앞 길을 먼저 보여준 셈이다.
서울고 출신인 한 로봇업계 관계자는 “당시 로봇관련 전공인 기계공학이나 제어계측공학 분야가 유망하다는 분위기가 많아 우연히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 많은 것 같다”며 “따로 모임을 갖거나 하지는 않고 있지만, 로봇업계에서 다양한 협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배경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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