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와 문화관광부의 콘텐츠 식별체계 논란이 조만간 종식될 전망이다. 국무조정실이 조정작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양 부처 사이에도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국무조정실 산업심의관실은 오는 27일 정통부 인터넷정책과장과 문화부 문화기술인력과장이 참석하는 ‘콘텐츠 식별체계 조정 회의’를 진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올해 들어 두 번의 실무자 회의를 통해 현안을 파악한 후 본격적으로 조정에 들어가는 것이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어느 정도 의견이 접근하면 곧바로 해당 사안을 상위 단계인 조정관 회의에 상정하고 양 부처 고위급 인사를 불러 결론을 이끌어낸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5월이나 6월 중 관련 사안 조정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무조정실이 서두르는 이유는 해당 사안 조정에 이미 상당한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국무조정실이 맡은 이 사안은 지난해 11월 재정경제부로 넘어갔다가 올 해 1월 국무조정실로 재이관되며 8개월 이나 시간을 흘려보냈다. 조정에 난항을 겪는 사이 정통부와 문화부는 각각의 식별체계인 UCI(Universal & Ubiquitous Content Identifier)와 COI(Content Object Identifier)를 산업계에 활발하게 적용하기 시작했고 이는 국무조정실로 하여금 더 이상 조정을 미루다가는 자칫 업계에 혼란을 줄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하게끔 했다.
조정에 가속이 붙은 또 다른 이유는 서로의 주장만을 내세우며 팽팽하게 맞서던 정통부와 문화부가 다소 유연한 자세로 돌아온 것이다. 업계와 부처에 따르면 최근 정통부와 문화부 사이에 콘텐츠 식별체계 문제 해결을 위한 물밑접촉이 진행중이다. 양측 모두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정통부가 문화부 COI의 독립성을 어느 정도 보장해줄 수 있다는 제안을 먼저 했고 문화부 역시 UCI의 대표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건은 ‘양보의 수준’. 업계 관계자는 “UCI 밑에서 COI가 독자성을 유지한다는데 양 부처가 합의하더라도 그 수준에 대한 미묘한 입장 차가 마지막까지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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