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용 SW·반도체 관련 中企 퀄컴과 전면전 선언

 휴대폰용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관련 중소기업들이 미국 거대기업인 퀄컴과 사활을 건 싸움을 시작했다. 이들은 퀄컴이 시장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응용프로그램을 내장하거나 다른 반도체를 끼워파는 불공정 거래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등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특히 이들은 개별적인 행동보다는 업체 간 협력이 절실하다고 판단, 연합체 구성도 추진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본지 4월 5일자 6면 참조

 19일, 임일택 넥스트리밍 사장은 “퀄컴이 ‘MSM’ 칩세트에 ‘QTV’ 코덱 부분을 QTV 응용소프트웨어와 결합해 판매하는 등의 방법으로 끼워 팔기 행위를 했다”며 “넥스트리밍과 같은 경쟁사의 시장 참여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해 왔다”고 밝혔다.

 퀄컴 QTV와 같은 기능의 솔루션을 보유한 넥스트리밍은 퀄컴이 끼워 팔기를 하고 있어 칩세트 구매자들이 타사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넥스트리밍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식 신고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도 이에 가세했다. CDMA반도체 관련 모 업체도 ‘퀄컴의 시장 지배력 남용으로 사업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는 의견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전달했다. 이들은 퀄컴이 독점부품(베이스밴드) 납품을 조건으로 주변부품을 끼워 팔고 있는데다, 여러 부품을 동시에 적용할 경우 인센티브를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퀄컴이 특정 부품에 대해서는 일정비율(90% 이상) 적용을 조건으로 인센티브를 주고 있으며, 중소 휴대폰업체에는 국산 부품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업체 사장은 “미래 수종사업이라는 생각에 수백억원을 투자해 기술 개발에 성공했으나 이제 판로가 없어 재고만 쌓이고 있다”며, “정부는 성장동력사업으로 분류하며 CDMA 기술 국산화를 위해 각종 상을 수여하는 등 기술개발을 장려했으나 거대기업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행위 때문에 사실상 국내 기술 자체가 사장될 위기”라고 말했다.

 이미 공정위의 조사를 받고 있는 퀄컴 측은 “공정위의 조사는 지난해 해외 6개 기업이 유럽연합위원회에 제기한 것과는 관련성이 없다”며, “퀄컴의 비즈니스 관행은 합법적이며 경쟁을 촉진한다”는 견해를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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