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2006 세계 MMORPG 별들의 전쟁

한달 앞으로 다가온 ‘E3 2006’에선 한·미·일 3국이 온라인게임 시장을 놓고 운명을 건 한판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강국’을 자처하는 우리나라는 엔씨소프트, 웹젠, 예당온라인 등이 지금까지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작품들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며 미국은 정통성을 강조하며 다수의 MMORPG를 발표한다.

이에 뒤질세라 ‘게임왕국’ 일본은 코에이, 세가 등이 신선한 온라인작품들을 속속 공개할 계획이다. ‘E3 2006’이 열리는 미국 LA에서 펼쳐질 MMORPG 대작들의 불꽃튀는 격돌에 벌써부터 많은 게임 관계자와 유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5월 10일부터 12일까지 미국 LA 콘벤 센터에서 개최될 ‘E3 2006’은 ‘미래 게임산업의 주역’인 MMORPG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업체들의 작품이 주류를 이뤄 ‘게임판 한·미·일 삼국지’ 구도가 그려질 전망이다.

 E3는 향후 세계 게임산업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기 때문에 개발사와 퍼블리셔에게 이번 전시회는 매우 중요한 시점. 소니와 MS, 닌텐도까지 차세대 게임기에 온라인게임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어서 올 E3는 더욱 뜨거운 시선을 모으고 있다.

# 엔씨·웹젠·예당이 돌격의 선봉

E3를 뜨겁게 달굴 우리나라의 MMORPG 돌격부대는 엔씨소프트와 웹젠, 그리고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예당온라인 등 3인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가장 먼저 포문을 열 곳은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이번 E3에서 베일에 가려 있던 ‘아이언’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 작품은 ‘리니지 2’와 ‘리니지 3’의 중간 단계를 잇는 MMORPG로서, 회사의 자존심이 걸려 있어 개발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매달리고 있다. 이름 석자 외에는 어떠한 자료도 공개되지 않았으며 일부 관계자들의 언급만 있었을 뿐 그 실체가 외부로 전혀 드러나지 않아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회사 김주영팀장은 “ ‘아이언’은 현존하는 MMMORPG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그래픽, 사운드, 시스템 등 모든 면에서 E3에서 관람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 자신이 있다”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엄청난 작품에 게임의 역사가 새로 작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엔씨소프트는 대만 게임쇼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던 ‘던전 러너’로 ‘아이언’을 지원 사격할 계획이다.

웹젠은 ‘썬’ ‘위키’ ‘일기당천’ 등으로 MMORPG 격전장에 뛰어 든다. ‘썬’은 5월 초로 예정돼 있는 오픈서비스를 실시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날아가 세계 게임유저들에게 새 작품들을 선뵌다. 색다른 플레이 방식과 카툰 그래픽으로 무장한 ‘위키’도 실제 플레이가 공개될 것으로 기대되며 중화권 장악을 목표로 제작된 무협온라인게임 ‘일기당천’ 역시 천룡도를 휘두르며 MMORPG 전장터로 뛰어든다.

예당온라인은 ‘프리스톤 테일 2’를 단숨에 세계적인 이슈작으로 부각시키겠다는 야심이다. 이 작품은 최근 사명변경 발표회에서 약간의 동영상이 공개됐으나 참석자들의 눈을 쟁반만하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예당온라인의 관계자는 “언리얼 2.5 엔진으로 전작을 완전 탈바꿈시켰다”며 “2년 8개월의 개발기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이번 E3에서 확실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게임하이, 이스트소프트, 윈디소프트, 엔도어즈 등은 각각 ‘데카론’ ‘카발온라인’ ‘인피니티 온라인’ ‘군주 온라인’ 등으로 한국산 MMORPG의 파워를 세계 만방에 알릴 계획이다.

# 정통이 무엇인가를 알려줄 미국

미국 업체들은 자국의 게임쇼에서 결코 밀릴 수 없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대표적인 작품이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SOE)의 ‘갓 히어로즈: 로마 라이징’이다. 이 MMORPG는 발표되자마자 북미에서 선풍적인 관심을 끌어 모았는데 ‘디아블로2’의 메인 기획자 가운데 한명인 스티그 헤드런드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작품은 유저가 로마 제국의 일원이 돼 모험을 하는 것이 주된 줄거리다. 유저는 6개 가운데 하나의 직업을 선택할 수 있으며 2명의 신을 섬길 수 있다. 어떤 신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능력치와 스킬이 달라지는 등 독특한 시스템이 돋보인다.

미드웨이의 ‘반지의 제왕 온라인’도 초미의 대상이다. 소설 ‘반지의 제왕’을 토대로 개발된 이 작품은 탄탄한 시나리오와 작품 설정, 개성적인 캐릭터 등으로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또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시리즈로 유명한 앙상블스튜디오도 MMORPG를 개발하고 있어 이번 E3에서 발표될 여지가 크다. 여기에 바이오웨어도 바이오웨어 오스틴이라는 회사를 별도로 설립해 MMORPG를 제작하고 있다. ‘울티마 온라인’ 개발에 참여했고 SOE에서 부사장을 역임한 15년차 MMORPG 베테랑 경력의 리차드 보겔이 이 작품의 제작 지휘를 맡고 있어 흥미를 더한다.

마지막으로 4년이 넘는 오랜 기간동안 개발된 ‘D&D 온라인’은 북미 유저들의 집중 타킷이다. ‘애쉬론즈 콜’ 시리즈로 유명한 터바인엔터테인먼트가 제작했으며 최초로 음성채팅을 완벽하게 지원하며 팬터지 세계관 중 가장 정통성을 지니고 있는게 특징이다.

# 게임왕국 저력이 나타날까

일본 업체들은 여전히 콘솔의 단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MMORPG에 부쩍 다가서고 있다.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는 ‘에밀크로니클 온라인’ ‘그란디아 온라인’ ‘북두의 권 온라인’ 등으로 일본 MMORPG 업체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그란디아 온라인’과 ‘북두의 권 온라인’은 원작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고 있어 관람객에게 많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은 이 두작품은 개발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뒀으며 이번 E3에서 상담회도 개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게임명가’ 세가는 기존의 게임을 더욱 업그레이드 시킨 버전 ‘판타지스타 유니버셜’로 MMORPG의 저력을 발휘한다. 이 작품은 MMORPG 초창기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이번 버전은 세계 유저를 하나로 묶는 장대한 스케일로 주목받고 있다. 재미있고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세가의 파워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코에이는 최근 발표한 ‘진삼국무쌍 BB’로 삼국지 열풍을 PC온라인에서도 일으킨다는 계산이다.

전문가들은 “매년 E3에서 공개되는 MMORPG의 양과 질이 크게 좋아지고 있지만 한국 업체들은 선두를 빼앗기지 않고 있다”며 “세계 시장은 여전히 콘솔과 업소용 아케이드게임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빠른 속도로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어 이번 MMORPG 전시작들은 향후 세계 온라인게임시장을 이끌 주인공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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