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 보조금 보름만에 최대 4만원 올려…전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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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KTF가 휴대폰 보조금을 1만∼4만원 추가 지급한다고 밝히면서 이동통신사 간 보조금 경쟁이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서울 서초동 KTF프라자에서 보조금 확대와 관련한 광고 문구를 발빠르게 내걸고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KTF의 단말기 보조금 새 지급기준

이동통신 시장 2위 사업자인 KTF가 새 보조금 제도 시행 보름여 만에 전격적으로 합법적인 단말기 보조금을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쟁사인 SK텔레콤·LG텔레콤도 합법 보조금 경쟁에 뛰어들지 주목된다.

 KTF(대표 조영주)는 지난달 27일 시행해온 새 단말기 보조금 지급 기준을 13일부터 변경하고 전체 3분의 2에 달하는 고객에게 1만∼4만원씩의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TF의 이 같은 결정은 ‘그동안 소홀히 했던 전략적 가입자층을 지켜내고, 우량 고객은 적극 뺏어오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KTF는 이전 약관에 비해 한 달 평균 요금이 4만∼5만원대 고객에게 2만원을, 9만원 이상 고객에게는 4만원까지 각각 혜택을 늘렸다. 대신 한 달 평균 3만원 미만인 고객층과 5만∼7만원대층에는 1만원씩 추가했고, 3만∼4만원대와 7만∼9만원대 고객층에는 추가 보조금 혜택은 주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KTF가 초우량 가입자층인 월 평균 요금 9만원대 이상 고객에게 지급하는 보조금 수준은 이동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높아졌다.

 관련업계는 KTF의 이번 결정을 계기로 3사 간 가입자 쟁탈전이 사실상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지난달 27일 첫 약관이 공개된 뒤 ‘허를 찔렸다’는 분위기였던 KTF는 이번 조치를 통해 우량 고객 뺏어오기에 적극 나설 태세다. KTF는 그동안 SK텔레콤의 우량 가입자층에만 관심이 있었던 탓에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 4만∼5만원대 전략적 가입자층에 대해서는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우량 가입자층은 SK텔레콤에 비해 많은 보조금을 준다고는 했지만 가입비를 감안하면 오히려 모자란 수준이었고, 5만원대 미만 고객에게는 SK텔레콤보다 2만원가량 적게 책정돼 있었던 것이다. 결국 시장이 합법적 경쟁으로 차츰 바뀌면서 보조금 1만, 2만원에 민감한 ARPU 5만원대 미만 가입자에게도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KTF의 이번 결정은 또 이동통신 시장이 합법적인 보조금 경쟁구도로 고착화될 것임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KTF는 지난달 말 반짝 치솟았던 신규 가입자 규모가 차츰 줄어들면서 이달 들어서는 순감을 기록하고 있다. 대신 SK텔레콤은 이달 들어 3사 전체 순증 가입자의 80%를 차지했다. KTF가 합법 보조금을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했던 것이 ‘시장쏠림’ 현상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SK텔레콤·LG텔레콤은 이번 KTF 조치에 일단은 관망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사실상 전면전의 신호탄으로 보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따라서 새로운 약관 변경 시한인 오는 26일까지 시장상황의 변화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