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지역에서 상용 방송을 시작한 지상파DMB의 실제 수신율을 놓고 조사 주체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소비자들이 지상파DMB 서비스의 안정성에 확신을 갖지 못하게 해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가격비교사이트 D사는 최근 서울지역에서 다수의 음영지역이 발생하고, 일부 지역은 수신율이 60% 이하로 나왔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아 충격을 던져 줬다. 반면 6개 지상파DMB사업자 기구인 지상파DMB특별위원회(위원장 조순용)는 공동 전파분포 조사결과, 차량용 수신율이 99% 이상이라고 맞섰다. 이에 따라 양측은 공동 재조사를 통해 정확한 결과를 밝히기로 해 향후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사결과 딴판=D사 측은 USB형 수신기 5대를 노트북PC에 연결해 이를 차량에 싣고 실제 서울 시내를 주행하는 방식으로 수신율을 조사했다. D사 측은 서울 시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수신율의 차이가 있으며, 신호가 아예 수신되지 않는 음영지역도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음영지역은 봉천동·방배동·중랑교·정릉 등이다. 반면 지상파DMB 특위는 4대의 차량에 이동자동측정시스템을 갖추고 수도권의 주요 도로와 인구밀집지역 등을 측정했다. 단말기로 직접 수신해보는 방식이 아니라 전파의 세기를 측정해 이를 토대로 단말기의 수신율을 추산했다. 결과는 D사의 조사와 판이했다. 서울시내 주요 도로에서의 수신율이 차량용은 99%, 휴대폰은 79%로 나타났다.
◇“수신 양호” “수신 불가”=김윤섭 지상파DMB특위 사무국장은 “D사의 조사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특위는 전문 엔지니어를 통해 조사했고, D사가 음영지역이라고 밝힌 곳에서도 수신이 양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D사 측은 “단말기로 실제 조사한 결과”라며 “단말기의 성능차이도 있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5개 단말기가 모두 수신이 안 됐다”고 말했다. 양측의 결과가 엇갈리는 것은 조사방법과 단말기 종류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특위는 측정한 전파세기를 차량용과 지상파DMB폰 수신성능에 대입해 산출한 반면 D사는 USB형 수신기로 실제 측정했다. 또 단말기의 성능 차이도 결과가 달라진 이유로 추정된다. 아직 지상파DMB 단말기의 수신감도 기준이 정해지지 않아 단말기에 따라 수신성능이 다른 것이 현실이다.
◇재조사 통해 수신율 검증=D사 인터넷홈페이지에 소개된 이번 조사결과는 지상파DMB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조회수가 3만에 육박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ID spawn114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D사 홈페이지에 “(지상파DMB의) 실제는 저런데 광고 하나는 멋지게 하네”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특위도 지상파DMB의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해 공식 대응하기로 했다. 특위 관계자는 “공식 대응할 계획은 없었지만, 지상파DMB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을 알릴 필요를 느꼈다”며 “D사 측에 공동 테스트를 진행하자고 공식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위의 전파분포조사는 중계망을 보완하기 위한 사전조사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조사결과를 토대로 DMB용 간이중계소(DMBR) 설치 등 음영지역 해소를 위한 중계망 보완 계획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