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YNK의 MMORPG ‘로한’이 상용화 이후에도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7일 정액제 방식으로 유료화한 이후에도 별다른 유저 이탈없이 인기가 지속, 상용화 첫 달에만 4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액제 게임의 특성상 유저들의 ‘재구매율’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아직 ‘로한’의 완벽한 성공을 논하기에 이른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상 ‘로한’의 성공 가능성이 아주 농후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 2003년말 상용화에 성공한 ‘리니지2’ 이후 정액제로 성공한 국산 MMORPG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에서 ‘로한’의 성공 비결이 과연 무엇인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작년 가을 ‘로한’이 오픈베타 이후 파죽의 인기몰이를 계속하자 경쟁기업 관계자들은 부랴부랴 ‘로한’에 대한 집중 분석에 들어갔다. 누구도 예상못했던 로한이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계속하며 일약 MMORPG 시장 돌풍의 핵으로 부상한 것. 결과는 ‘글쎄’였다.
많은 전문가들이 로한 역시 여느 게임들처럼 반짝 인기로 끝날 것이며, (정액제)상용화에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특히 ‘로한’의 상용화가 늦어지고, 2006년 최고 기대작으로 분류돼온 ‘그라나도에스파다(GE)’ ‘제라’ ‘썬’ 등 블록버스터 경쟁작들이 줄줄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로한’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로한’은 오픈 직후에 그랬듯 것처럼 또 다시 업계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보란듯이 뒤집으며 상용화에 안착, 성공 신화에 바짝 다가섰다. 이미 ‘로한’은 업계의 분석 대상이 아니라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위상이 달라졌다.
업계 한 개발 책임자는 “ ‘로한’의 성공은 차별화된 게임성, 서비스사인 써니YNK의 피나는 노력, 그리고 환경적 요인이 삼위일체가 됐기 때문”이라며 “이는 MMORPG가 잘만 만들면 얼마든지 대박을 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아주 의미있는 사건”이라고 말했다.국내외 불록버스터급 대작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 ‘로한’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로한’ 특유의 색깔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소위 리니지류 MMORPG의 결정판으로 ‘리니지’에 싫증을 느낀 유저들이 ‘로한’으로 둥지를 옮겨 핵심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혹평을 하기도 하지만, ‘로한’은 철저히 차별화된 게임시스템으로 유저들을 끌어모은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서비스사가 ‘시스템홀릭’이란 슬로건을 내걸 정도로 ‘로한’은 피라미드식 결속시스템과 조합시스템, 그리고 암살 전문 종족 ‘단’ 등 차별화된 시스템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속칭 단순 ‘노가다’ 플레이 뿐 아니라, 다양한 시스템으로 게임의 본질인 재미를 충족시켜주었다는 얘기다.
오랜 오픈 베타 테스트를 전개하면서 규칙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유저들의 로열티가 어떤 게임보다 높았던 것도 성공에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로한’은 4차 클베 시점에 이미 오픈 베타 수준의 콘텐츠를 선보였으며, 오픈 베타 이후 거의 매주마다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 상용 게임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유저 연령대가 높은 것도 ‘로한’ 유저들의 로열티가 특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전체 유저중 31세 이상이 무려 42%에 달할 정도. 40세 이상도 30%에 육박한다. 30대 이상의 연령층은 정통 한국식 MMORPG를 처음 접했던 유저들로 ‘로한’같은 온라인 게임에 익숙하다.
이처럼 충분한 경제력을 갖고 있는 연령층이 핵심층을 형성, 1만9800원이라는 정액 요금에 대해서도 저항감이 그리 크지 않았을 것으로 풀이된다.‘로한’의 성공 배경엔 서비스사인 써니YNK의 치밀한 전략과 전술이 제대로 먹혀들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우선 설익은 상태에서의 조기 상용화를 자제하고 게임성과 운영에 완벽을 추구한 전사적인 노력에 대해 후한 점수를 매기는 전문가들이 적지않다.
실제 ‘로한’의 동접이 정점에 이르던 작년 10월말부터 끊임없이 상용화설이 나돌았으나, 회사측은 오히려 추가 업데이트와 대규모 GM을 투입, 유저 관리에 역량을 집중했다.
갑작스런 중국발 해킹 사건과 해외 ‘작업장’에 강력 대응해 보안 시스템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전략적 선택도 결과적으로 주효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정훈 YNK 게임사업본부장은 “국내 유저 보호를 위해 중국을 포함한 해외 IP를 모두 차단하고, 휴대폰 인증제를 도입하는 등 보안시스템을 완비하는데만 꼬박 한달반이 걸렸다”며 “상용화 전에 유저들의 휴대폰 인증에 소요된 비용만도 수 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여론 악화 가능성까지 감수하며 업계 최초로 아이템베이와 전략적 제휴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증권 황승택 연구원은 “YNK측이 업데이트·밸런스 등 고객의 요구사항에 대해 민첩하게 대응, 유저들의 불만을 최소화했다”며 “‘리니지’ 이후 가장 유지보수가 잘되는 게임이라 롱런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상용화 이후를 겨냥해 정책적으로 PC방 끌어안기에 나선 것도 톡톡히 기여했다.
전국에 분포된 지역 총판은 물론 일선 PC방 업주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강화, 단순 비즈니스 파트너를 넘어 진정한 동반자의식을 심어줌으로써 이들을 ‘로한 서포터스’로 십분 활용한 것이다.‘로한’이 예상외의 성공을 거둔데는 환경적 요인도 적지않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로한’은 온라인게임, 특히 아이템 현금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MMORPG 시장을 강타한 명의도용 여파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 ‘리니지’ 등 다른 상용 MMORPG와 달리 ‘로한’은 철두철미한 유저 인증시스템을 구축, 명의도용 태풍의 후폭풍을 입기는 커녕 반대급부를 누렸다.
여기에 ‘GE’ ‘제라’ 등 당초 강력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됐던 2006년 기대작들이 오픈 이후 기대 만큼 주목을 받지 못한 것도 ‘로한’ 성공의 힘을 실어주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있게 들린다.
특히 ‘로한’과 성격이 비슷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던 ‘제라’의 경우 넥슨측이 강력한 마케팅을 전개했음에도 불구, 본질인 게임성에 한계를 드러내며 평범한 성적을 기록, 이것이 ‘로한’의 정액제 상용화가 조기에 안착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YNK측의 적절한 정액제 타이밍과 중저가 요금정책이 효과를 보았다는 지적도 적지않
다. YNK측은 철저한 사전조사를 통해 유저들의 부담을 고려, 2만원 미만이란 예상외로 낮은 이용료를 책정했다.
그러나, 이를 보완하기 위해 캐릭터 이전 등 유료 부가 서비스를 도입, 유저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면서 매출 효과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써니YNK측은 “MMORPG 시장이 일부 몇개 게임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형태가 수 년간 지속돼왔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시장 변화를 더디게 만들어 산업발전에도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라며 “‘로한’은 MMORPG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후발업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게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신세계그룹, 계열 분리 공식화…정유경 ㈜신세계 회장 승진
-
2
산업부 “체코 반독점당국 원전계약 일시보류, 진정 절차일 뿐”
-
3
삼성전자, 'HBM4·2나노'에 승부수
-
4
프랜차이즈 이중가격제 '확산'…SPC 배스킨라빈스도 검토
-
5
삼성전자, 3분기 반도체 영업익 3.9조원…전사 매출은 분기 최대치
-
6
얇게 더 얇게…내년 갤S25 vs 아이폰17 슬림폰 맞대결
-
7
SK하이닉스 'HBM 독립사업부' 만드나
-
8
2026년도 국가 R&D 예산안 연내 준비
-
9
한국공학대, 세계 최초 다이아몬드 트랜지스터 개발 성공
-
10
티맵 '어디갈까', 출시 한 달 사용자 500만 돌파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