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내수 휴대폰 시장은 지난달 27일 보조금 시대 개막을 앞두고 소강상태를 보였다. 보조금 대기 수요가 발생하면서 전통적으로 성수기인 졸업·입학 등 계절적 특수가 실종됐기 때문이다.
반면, 이동전화 가입자 시장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의 순증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KTF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말 보조금 규제 완화를 앞두고 대기수요가 몰려 있었던 탓에 연초 신규 가입규모는 예년보다 다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KTF는 이동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증 가입자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이 같은 실적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모회사인 KT 재판매 사업이 크게 위축되면서 한때 월간 가입자 순감을 기록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KTF로서는 고무적이다.
◇휴대폰, 보조금 대기수요 ‘침체’=1월 시장은 지상파DMB폰 판매 본격화, 이동통신사들의 가입자 유치경쟁에 힘입어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2월부터 보조금 대기수요가 본격 발생하면서 침체 국면은 3월 말까지 이어졌다.
이에 따라 1분기 내수 휴대폰 시장규모는 지난해(400만대)보다 소폭 감소한 약 393만대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삼성전자·팬택계열·LG전자 빅3 업체 간 경쟁 구도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LG전자와 팬택계열 간 2위 싸움은 막판까지 치열하게 전개됐다.
디자인 면에서는 슬림슬라이드형과 슬림폴더형 등 슬림폰 판매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출시된 LG전자 초콜릿폰은 3월 말 현재 누적판매량 기준으로 35만대를 돌파했다.
기능 측면에서는 지상파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폰이 신규 수요 창출을 견인했다.
2분기 내수 시장 전망은 보조금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우세한 가운데 통신위의 칼날이 변수로 작용하면서 예상 밖으로 정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전통적으로 비수기였던 2분기에 올해는 보조금 효과에 힘입어 깜짝 특수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권성률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 내수 시장은 최대 450만대까지 늘어나면서 지난해 2분기 317만대보다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휴대폰 업계 관계자 역시 “대기 수요자를 중심으로 기기 변동이 늘어나면서 첨단폰 수요가 일어날 것”이라며 “특히 DMB폰이 새로운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에선 노준형 정통부 장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통신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이통사들이 ‘몸조심(?)’에 나선다면, 예상 밖으로 이동통신 시장이 안정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동전화, 지난해와 엇비슷 속 ‘KTF 선전’=2일 지난 1분기 이동전화 가입자 동향을 파악한 결과, KTF(대표 조영주)는 이동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총 25만명가량의 순증 가입자를 기록했다. 지난 석달간 순증가입자는 SK텔레콤(대표 김신배)이 20만여명, LG텔레콤이 13만여명에 이르렀다. KTF의 도약은 지난해 하반기 KT 재판매 사업에 대한 규제가 사실상 고비를 넘기면서 올해 들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동통신 3사 전체로는 지난 1분기 총 58만명가량의 가입자가 늘어나 가입자수 3900만명 시대에 바짝 다가섰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2분기부터 보조금 대기수요가 본격적으로 풀릴 경우 연말까지 전체 가입자수 4000만명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이동통신 3사별 전체 신규 가입자 규모도 SK텔레콤이 140만여명, KTF가 120만여명, LG텔레콤이 80만명 가까운 실적을 나타냈다.
서한·김원석기자@전자신문, hseo·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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