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T, 경쟁사 HSDPA 대응해 결합서비스로 승부수

LG텔레콤이 내년 상반기 EVDO rA 상용화에 맞춰 무선 VoIP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제공키로 함에 따라 이동통신 음성통화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쟁사인 SK텔레콤·KTF가 올해부터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HSDPA에 먼저 나서는 데 맞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EVDO rA는 LG텔레콤의 대안이지만 무선 VoIP는 오히려 현재 이동통신 사업자에겐 ‘독’이 될 수도 있다. IP망에 음성패킷을 전송하는 원리는 유선 VoIP와 동일해 현재 이동통신사업자 매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음성통화를 ‘무료화’ 추세로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LG텔레콤은 당장 기존 음성통화 요금과 결코 차별을 둘 수 없다는 구상이다. 기존 사업을 갉아먹으면서까지 VoIP를 서두를 이유는 없어서다. 대신 영상통화·멀티미디어 등 EVDO rA가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해 상품 경쟁력으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계획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VoIP는 EVDO ra의 상품중 하나이며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면서 “LG텔레콤의 기존 네트워크 자원인 cdma 1x망을 적극 활용하면서 차세대 망 구조로 진화시켜 결국 SK텔레콤·KTF의 HSDPA에 대응하자는 게 근본 취지”라고 설명했다.

해외 사업자 가운데 일본 KDDI가 상반기내 EVDO rA 시스템을 도입해 무선 VoIP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LG텔레콤에겐 자극제다. 그동안 동기식 2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해 왔던 우리나라 사업자들에겐 특히 비동기 방식인 HSDPA와 달리 EVDO rA가 조기 안정화·상용화에 유리한 것이다.

하지만 HSDPA 상용화를 앞둔 SK텔레콤·KTF 등은 LG텔레콤의 이같은 행보를 조심스럽게 관망하며, 당분간 VoIP 도입에는 부정적인 시각이다. 기존 음성통화 요금을 낮춰야 할 지 모른다는 점에서 경영전략 측면에서도 굳이 VoIP를 도입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요금혜택을 주지 않는다면 VoIP를 해야 할 까닭은 별로 없어 보인다”면서 “다만 장기적으로 무선망도 올 IP 환경으로 진화한다는 점에서 VoIP는 불가피한 추세이며 그 시기는 당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무선 VoIP 기술 대안 가운데 하나인 와이브로도 당분간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시스템·단말기 안정화가 큰 숙제인데다, 휴대폰 타입의 단말기도 빨라야 내년에나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통화품질을 좌우할 핸드오프 기술개발도 이제 갓 시작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상반기 LG텔레콤의 무선 VoIP가 등장하면 당장 요금인하 등 파급력은 없더라도, 최소한 기술발전에 따른 요금 논의가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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