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케이블TV업계를 이끄는 거대사업자인 태광그룹과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이 또 다른 축인 CJ그룹 계열의 CJ미디어에 자본 참여키로 해 향후 시장에 미칠 영향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케이블TV업계는 현재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부문에서는 1위인 태광그룹의 티브로드에 이어 씨앤앰커뮤니케이션과 CJ그룹(CJ케이블넷)이 뒤를 잇고,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부문에서도 오리온그룹(온미디어)과 CJ그룹(CJ미디어)이 양강 체제(지상파방송사 계열 제외 시)를 구축한 상황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과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은 최근 CJ미디어에 각각 12%씩 지분 참여키로 결정했다. PP업계 관계자는 “시장을 이끄는 거대 사업자 간 자본 참여라는 점에서 윈윈 모델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지배적 사업자 간 결합이란 측면에서 시장에 미칠 영향은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광·씨앤앰, CJ미디어 3대 주주로=CJ미디어는 (주)CJ와 CJ엔터테인먼트가 각각 58.06%, 21.15%를 보유한 CJ그룹 계열사다. 지난 2004년 매출 565억원에 71억원 당기순손실을 냈으나 지난해 매출 876억원과 함께 26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M넷·XTM·CGV 등 9개 채널을 운영중이며 PP 시장점유율이 12∼15%다. CJ그룹이 미디어그룹을 지향하면서 CJ케이블넷·CJ홈쇼핑과 함께 핵심으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CJ미디어는 최근 제3자배정방식 유상증자를 통해 태광그룹 계열사인 전주반도유선방송과 씨앤앰의 1대 주주인 이민주씨에게 주당 6512원(액면가 5000원)에 총 243억원을 배정·증자했다. 이에 따라 전주반도유선방송과 이민주씨는 CJ미디어의 3대 주주로 부상했다. (주)CJ와 CJ엔터테인먼트는 각각 44.13%, 16.1%로 지분율이 줄었다.
◇윈윈모델=이번 증자는 CJ그룹·태광그룹·씨앤앤 3자에게 모두 도움이 될 전망이다. CJ미디어는 당장 자체 콘텐츠 제작에 따른 자금 부족을 해소할 전망이다. 태광그룹과 씨앤앰으로선 최근 PP시장 진출을 꾀하는 가운데 콘텐츠의 안정적인 확보에 숨통이 트였다. CJ미디어 관계자는 “태광이나 씨앤앰이 보유중인 PP가 있는데 여기에 CJ미디어가 콘텐츠를 공급할 수도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CJ미디어는 이번에 국내 1·2·3위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모두와 지분 관계를 가짐으로써 다른 PP보다 SO의 채널 확보에 유리해질 전망이다. 또 MSO 자금이 PP로 유입되면서 PP시장 활성화엔 긍정적이다.
◇시장지배적 사업자 간 결합=문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 간 결합에 따른 폐해에 대한 우려다. 에컨대 태광(티브로드)·씨앤앰·CJ케이블넷의 가입자만 660만 가구에 달한다. 세 사업자의 결정은 PP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민영상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CJ미디어의 경쟁자인 온미디어엔 안 좋은 소식”이라며 “당장 큰 타격은 없겠지만 규모의 경제를 못 갖춘 온미디어의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위 관계자는 “MSO와 MPP가 결합하면 담합 등이 우려된다”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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