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쇄회로기판(PCB) 산업의 산증인인 대덕전자가 제2창업을 선언했다.
백화점식 생산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선회하고 자동차라는 신규 시장 공략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 차세대 수종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지난 2004년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김영재 사장이 취임 3년차에 접어들며 전면적인 변화의 기치를 올린 셈이다. 김 사장 스스로도 ‘창업 이래 가장 큰 변화’라며 강한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변화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대덕전자는 2005년 기준 매출 3340억원에 2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04년 매출 3166억원과 비교하면 약 5.5% 성장한 수치다.
사실 대덕전자는 최근 5년 동안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냈다. 지난 2000년 3430억원으로 최대 매출을 낸 이후 3년 연속 매출 감소를 면치 못했고 영업이익도 뒷걸음질쳤다. 2004년에 이어 2005년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승세를 보였지만 지난 90년대 고도성장을 감안하면 확실히 정체된 상황이다.
대덕전자는 다시 성장을 일궈낼 수 있는 돌파구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결정했다. 많은 품목을 만들기보다는 가장 경쟁력있는 분야를 골라 집중 육성한다는 말이다. 김 사장은 이를 ‘반도체와 자동차’라고 밝혔다. 반도체용 PCB는 최근 가장 급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대덕전자도 반도체용 PCB를 만들어왔지만 주력은 통신장비 및 디스플레이용 다층 PCB였다.
반도체용 PCB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 생산법인인 아페리오를 설립, 최신 생산체계를 갖췄다. 아페리오는 작년 15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 목표는 500억원, 내년에는 1000억원을 돌파할 계획이다.
◇히든카드는 자동차 시장=자동차용 PCB는 대덕전자의 히든카드다. 자동차용 PCB는 국내 시장이 1000억원 정도로 그동안 소규모 PCB 업체가 전담해왔지만 최근 전장부품 사용 비중이 급성장하면서 함께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대해 안근준 대덕전자 기획팀장은 “조만간 다가올 하이브리드카 시대에는 자동차용 PCB는 반도체용 PCB 못지않은 엘도라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덕전자는 자동차용 PCB 생산을 대덕필리핀과 병행할 방침이다. 대덕전자는 고기능 제품을 담당하고, 일반 자동차용 PCB는 대덕필리핀이 맡게 된다. 작년 대덕전자는 자동차용 PCB로 약 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는 이를 1000억원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미 지멘스VDO나 케피코, 현대오토넷 등 굵직한 국내외 고객과 협의를 마쳤기 때문에 목표 달성은 무리가 없어 보인다.
대덕전자는 이러한 변화를 능동적으로 이끌어 나가도록 기획팀을 새로 만들었다. 과거에는 경영기획팀만 있었는데 이달 초 전략기획과 판매기획, 상품기획까지 아우르는 기획팀을 신설해 변화의 전진기지로 세웠다.
대덕전자는 이러한 변화를 통해 오는 2010년 매출 8000억원을 넘어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계열사와 자회사를 더하면 1조원을 상회, 세계 PCB 시장의 선두 업체로 부상한다는 전략이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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