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P업계 "중견기업 잡아라"

 매출 1000억원 이상의 중견기업이 전사자원관리(ERP)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올랐다.

중견기업들은 대부분 자체 개발한 솔루션을 통해 재무관리 등 핵심업무를 처리해왔으나, 최근 기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패키지 ERP 도입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대기업에 이어 중소기업들까지 패키지 ERP로 무장하고 업무 표준화를 추진하자 중견기업들이 뒤늦게 여기에 합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중소기업(SMB) 시장에서 혈전을 벌였던 ERP업체들은 올해 중견기업 시장으로 무대를 옮겨 고객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최대 ERP업체인 SAP코리아(대표 한의녕)는 올해를 ‘중견기업의 해’로 지정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견기업 고객 수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영업방식도 직접 판매에서 간접 판매 방식으로 전환했다.

SAP코리아는 올해 들어서만 중견기업 고객으로 브이케이, 디보스, 국순당 등을 확보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분위기다. 권우성 SAP코리아 본부장은 “레거시 시스템을 사용했던 중견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패키지 ERP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며 “올해 중견기업 시장에 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리케이션 사업에 전력투구중인 한국오라클(대표 표삼수)도 중견기업 ERP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대기업 시장은 더 이상 신규 ERP 수요가 나오기 어렵고 중소기업 시장은 국내 업체는 물론 외국 업체들까지 가세해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어 시장 진입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오라클은 자사 ERP 솔루션과 본사에서 인수한 JD애드워드의 ERP 솔루션을 중견기업 시장에 공급, 올해에만 7개의 중견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한국오라클 관계자는 “오라클 솔루션만으로 중견기업 7곳을 모두 확보했다”며 “JD에드워드 솔루션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면 중견기업 고객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내 업체들도 경쟁에 합류했다. 중소기업 시장에 치중했던 국내 ERP업체들은 최근 몇년간에 걸친 중소기업 정보화 지원사업으로 웬만한 중소기업들은 패키지 ERP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데다, 올해부터 중소기업 정보화 지원자금마저 끊겨 중견기업 시장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산 대표 ERP업체인 영림원소프트랩(대표 권영범)은 지난 연말 경동보일러, 엠텍비전 등 중견기업들을 다수 고객으로 확보하며 외산 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국내 최대 중소기업 고객을 확보한 더존다스(대표 김용우)도 최근 자사 ERP를 업그레이드해 중견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종호 영림원소프트랩 전무는 “외국 업체들은 대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내려오고 국내 업체들은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올라가고 있다”며 “중견 기업 시장이 국산과 외산 ERP의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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