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의학원 독립문제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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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총사업비 1200억원(진료수입+정부출연금)대를 운용하는 방사선 암 연구·의료기관인 원자력의학원(원장 이수용) 독립문제를 놓고 정부가 갈짓자 걸음을 걷고 있다. 특히 2009년까지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1만3000평 규모로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을 짓기로 하고 22일 기공식을 하는 등 외형이 커지면서 독립기관화 여부가 과학기술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당면 문제는 과학기술부와 과학기술혁신본부의 시각과 방침이 서로 다르다는 것. 과학기술부 원자력국은 △한국원자력연구소 부설기관인 원자력의학원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독립기관화하는 방안을 똑같은 비중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 이와 달리 과학기술혁신본부 연구개발조정관실은 ‘독립기관화를 전제’로 한 채 관련법 개정을 추진중이다. 한 지붕 아래에서 두 가지 목소리를 내는 형국이다.

이인일 과기부 원자력정책과장은 22일 “올 상반기 중에 한국원자력연구소가 공공기술연구회로 이전하는데 부설기관인 원자력의학원이 그대로 묻어가면 별도로 추진할 일이 없지만 독립할 경우 아직 근거(법)가 없는 상태”라며 “다음주 중에 과기부 방침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과기혁신본부 관계자는 “‘과학기술 분야 정부 출연연구기관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이하 출연연육성법)’이나 ‘원자력법’ 개정을 통해 원자력의학원 독립을 위한 근거를 마련할 것”이며 “관련 법으로 독립기관화를 명시하지 못하더라도 출연연육성법 부칙에 원자력의학원 회계를 독립적으로 관리하도록 규정해 실질적인 개별운영이 가능토록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원자력연구소는 원자력의학원 독립에 대해 환영도 반대도 하지 않고 있다. 원자력의학원이 1962년 3월 한국원자력연구소 산하 방사선의학연구실 형태로 출발한 태생적 원인에서 부설기관으로 분류됐을 뿐 실질적으로는 독립기관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돌출변수도 있다. 원자력의학원이 암 관련 첨단 진단·치료장비를 가장 많이 갖춘 국가의료기관이라는 점에서 국립암센터를 관리하는 보건복지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도 수면 아래에서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이수용 원자력의학원장은 이에 대해 “원자력의학원은 의료사업뿐만 아니라 방사선 의학 및 암 연구,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분배, 국가 방사선 비상진료센터 등 주요 임무와 목적이 포괄적”이라며 의료기관을 중심에 놓는 시각을 경계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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