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 이동통신(CDMA)에 이어 3세대 이동통신(WCDMA) 단말기에서도 퀄컴 칩의 독주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94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 한국 휴대폰 제조사들이 핵심 칩세트를 공급받은 대가로 퀄컴에 지급한 로열티는 모두 21억6000만달러(2조1733억원). 이에따라 3세대 휴대폰 시장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퀄컴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팬택계열은 현재 생산하는 WCDMA 단말기에 퀄컴 칩세트를 100% 채택중이다. LG전자도 소니에릭슨의 EMP 칩세트 비중을 대폭 줄이는 대신 퀄컴 칩세트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이로써 CDMA를 기반으로 영역을 넓혀온 퀄컴은 올해 9000만대로 예상되는 글로벌 WCDMA 시장에서 약 2000만대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의 ‘빅3’ 휴대폰 업체와의 협력관계가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삼성전자는 주력 베이스밴드 칩세트를 ‘MSM 6275’와 ‘MSM6280’ 등 모두 퀄컴 제품으로 사용하고 있다. 칩세트 공급업체를 복수로 가져가는 원칙에 따라 필립스와 소니에릭슨 제품에 대한 검토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나 당분간 퀄컴 칩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퀄컴 칩세트는 3세대 휴대폰의 핵심 요소인 빠른 전송속도와 첨단 멀티미디어 기능 구현에서 가장 낫다”며 “지적재산권(IPR) 및 성능개선 속도, 제품개발 속도를 고려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퀄컴 의존도가 높아지기는 LG전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까지 EMP 비중이 높았던 LG전자는 올해 들어 퀄컴 칩세트 채택비율을 확대하면서 현재 출시한 WCDMA 휴대폰 중 80% 이상이 퀄컴 칩세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계열 역시 현재 출시한 모든 WCDMA 단말기에 퀄컴 칩세트를 사용중이다. 그러나 팬택계열은 앞으로 새 칩세트 공급업체 추가를 검토중이다.
한국 기업들이 이처럼 퀄컴 칩세트를 선호하는 것은 △성능 안정화 △개발완성도 △HSDPA 등 차세대 추가기능 결합의 편리성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했다. 휴대폰업체 한 관계자는 “퀄컴을 제외한 공급사의 칩세트 성능은 3세대 기준에 부합하긴 하지만, 안정성 면에서는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퀄컴은 3세대 WCDMA 분야에서도 막대한 로열티를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세계적으로도 모토로라(프리스케일)와 노키아(자체)를 제외하고 일본 기업체들마저 퀄컴 칩세트를 잇달아 채택하고 있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퀄컴 칩세트 점유율은 지난 2004년 3∼4%, 2005년 20%에 이어 올해 4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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