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SW산업의 공정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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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24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한국MS의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결합판매 금지 및 경쟁제품 탑재 등의 시정조치를 내용으로 하는 의결서를 확정, MS에 보냈다. 이에 따라 MS는 최종 확정된 과징금 총 324억9000만원을 오는 4월 28일까지 납부해야 한다. 법인별로는 MS가 272억3000만원이고 한국MS가 52억6000만원이다. 이와 함께 다음과 같은 시정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첫째로 윈도 미디어 서비스(WMS) 결합판매와 관련, MS는 180일의 유예기간이 경과한 오는 8월 24일부터는 윈도 서버 운용체계(OS)에서 WMS를 분리해 판매·공급해야 한다.

 둘째로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WMP) 및 윈도 메신저(WM) 결합판매와 관련, 두 가지 버전의 윈도 PC OS를 판매·공급해야 한다. 우선 MS는 위 유예기간이 지난 후에는 윈도 PC OS에서 WMP와 WM을 분리한 ‘분리된 버전’(Unbundled Version)을 공급해야 한다. 이로써 MS는 윈도 OS에 결합해 판매하던 WMS·WMP·WM은 더는 허용되지 않아 경쟁제품과 마찬가지로 다운로드 등을 통해 공급해야 함으로써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공정한 경쟁 기회가 제공될 것이다.

 이와 별도로 기존처럼 WMP와 WM을 윈도 PC OS에 탑재하게 되면 경쟁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기회를 개선하도록 한 ‘탑재된 버전’(Must-Carry Version)을 공급해야 한다. 탑재된 버전은 경쟁 미디어 플레이어와 메신저를 인터넷에서 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는 링크가 포함된 ‘미디어 플레이어 센터’와 ‘메신저 센터’를 설치하도록 했다. 이들 센터에 포함될 경쟁제품의 범위는 시장점유율을 기준으로 공정위가 매년 정하게 된다.

 셋째로 이미 판매된 윈도 PC OS에도 경쟁제품이 사용될 기회가 보장되도록 했다. 윈도 OS나 WMP 및 WM의 인터넷 업데이트 시 ‘미디어 플레이어 센터’와 ‘메신저 센터’를 동시에 업데이트 방식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이 외에도 시정조치에는 국내 소프트웨어산업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먼저 국내 응용 소프트웨어 사업자가 미디어 플레이어나 메신저를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MS사는 국내 PC 제조업체, 소프트웨어 개발자, 콘텐츠 사업자 등에게 WMP와 윈도 메신저가 윈도 PC OS와 상호연결 및 작동을 위해 사용하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및 관련 문서를 충실히 공개해야 한다.

 다음으로 그동안 결합판매를 통해 형성된 WM과 MSN 메신저의 네트워크 효과를 공유하도록 하기 위해 MS로 하여금 MSN 메신저 사용자가 다른 메신저 사용자와 상호 통신할 수 있도록 타 메신저 사업자와 성실히 협의하도록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정명령 이행에 필요한 기술적 사항을 정하고 이행사실 확인을 위한 자문을 얻기 위해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참여하는 ‘이행감시 자문기구’를 둘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시정조치는 소프트웨어의 최첨단 분야에서 거의 세계 최초(단 WMP는 EU가 첫번째)의 조치며, 우리 일상생활을 지배하고 있는 초거대 독점기업인 MS에 EU보다 더욱 적극적이고 발전된 조치를 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할 것이다. 특히 PC OS 시장은 일반적인 IT시장의 급속한 발전과 변화속도와는 다르게 MS사의 독점적 지위가 20여년 간 유지, 심화돼 왔다는 점과 우리나라는 초고속인터넷망 발달 덕택에 다운로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수월하다는 점 등을 고려한 합리적인 시정조치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정위는 이번 시정조치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소프트웨어산업 등 첨단 기술분야에서도 동등한 경쟁여건을 마련함으로써 사업자의 기술혁신과 가격인하 노력을 독려하고 이러한 혜택이 독점사업자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서동원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 dwsuh@ftc.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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