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최근 ‘명의도용’사건으로 호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자사에 본질적인 책임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는 눈치다.
업계나 일반 유저들도 엔씨소프트가 ‘명의 도용’이 이뤄진데 대한 일차적인 책임은 면키 어렵지만 본질적 사안을 들여다 보면 어쩔수없이 당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에 대한 전적인 책임이 모두 엔씨소프트에 있는 것 처럼 여론의 화살이 꽂히고 있다. 이같은 저간의 배경에는 엔씨소프트가 그동안 업계의 맏형으로써 역할을 제대로 해오지 못한 데 대한 불만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본질을 호도해 사건의 진상을 흐리는 행위는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도 이들의 비난에 대해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엔씨소프트란 회사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은 말 그대로 번외의 사람들이다. 매출규모는 국내 게임업계 중 최고인데도 불구하고 그들을 폄하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선두 기업에 대한 질시도 포함돼 있긴 하지만 그만큼 엔씨소프트가 산업군에서 제역할을 해오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특히 최근 ‘명의도용’ 사건으로 난리가 난 엔씨소프트에 업체들이 선뜻 팔을 내밀고 손을 잡아주지 않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업계에서 요구하는 것은 맏형의 역할과 선두업체로서의 롤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엔씨소프트가 산업계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햇갈린다고 말한다. 아이템 현금거래의 본산으로, 이로인해 업계가 모두 그 짐을 떠안고 있는 데 그들은 자신과 자기 몸집 불리기만 골몰해 왔다는 것이다.
이번 ‘명의 도용’사건을 계기로 엔씨소프트가 산업속으로 녹아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같이 고민하고 함께 연구하고 또 아파하는 동종업체로써의 우정을 주문하는 이들이 많다.
여기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자성문은 새롭게 다가온다. 앞만 보고 달려갔더니 몸집이 커질때로 커졌고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다는 그의 일성은 엔씨소프트에 큰 메아리로 들려온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엔씨소프트가 새롭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하는 게 단지 기자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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