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박성준 "오! 마이 골드마우스"

POS의 ‘투신’ 박성준이 스타리그 3회 우승자에게 주는 ‘골드마우스’ 첫 수상의 주인공 자리에 성큼 다가섰다.

박성준은 지난 17일 저녁 서울 삼성동 온게임넷 메가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신한은행 스타리그’ 준결승전에서 같은팀 소속의 ‘질럿 스피릿’ 박지호를 3대 0으로 셧아웃시키고 스타리그 사상 4번째로 결승에 올랐다. 지금까지 4회 이상 스타리그 결승에 오른 선수는 황제 임요환이 유일하다.

골드마우스가 자극제로 작용한 것일까? 박성준은 이날 경기는 어느때보다 완벽한 승리였다. POS에서 한솥밥을 먹는 사이이지만,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남달랐다.

소위 ‘박 대 박의 혈투’로 불릴만큼 접전이 예상됐지만, 경기는 의외로 박성준의 완승이었다. 1경기에서 박지호의 도박적인 앞마당 캐논 조이기를 깨고 저글링·뮤탈리스트 조합으로 한방에 gg를 받아낸 2경기에서 박지호의 앞마당 멀티를 간단히 들어냈다.

승부의 저울추를 박성준쪽으로 완전히 기울게 만든 3경기 중반. 박지호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뜻대로 되지 않다는 것을 드러냈다. 박지호는 특유의 ‘질럿 스피릿’을 시도했지만, 성큰콜로니를 등지고 맞선 박성준과의 일전에서 패배하고 말았다.

이후 앞마당을 펼치고 질럿·드래군·캐논으로 막아봤지만, 대량의 히드라를 토해낸 박성준의 물량앞에 두손을 들고 말았다. 이 경기 전까지 대 저그전 9승4패의 막강 승률을 자랑하던 박지호였지만, 너무나도 많이 함께 연습을 했기 때문인지 박성준은 박지호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간파하는 듯했다. 스타리그 첫우승의 꿈에 부풀었던 박지호는 2회 연속 준결승에 오른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했다.

박성준의 남은 목표는 이제 우승뿐이다. 그의 결승 상대는 테란이다. 오는 24일 열리는 또다른 준결승 경기가 같은 테란인 최연성과 한동욱의 대결이기 때문이다. 박성준은 두 선수중 누가 올라와도 자신있다는 표정이다.

이번엔 반드시 골드마우스를 거머쥐겠다는 각오다. 이미 2004년 ‘질레트 스타리그’와 작년 ‘에버 스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어 우승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누구보다 잘아는 박성준이다.

그가 우승한다면 누구도 이룩하지 못한 온게임넷 스타리그 3회 우승이란 금자탑을 쌓게된다. 최연성이 MBC게임 스타리그(MSL)에서 3회 연속 우승이란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웠지만, 상대적으로 프로게이머들간 경쟁이 치열한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선 박성준을 비롯해 ‘가림토’ 김동수, ‘황제’ 임요환, ‘천재’ 이윤열 등 단 4명만이 2승씩 했을 뿐이다. 프로토스의 자존심이라는 강민도 괴물로 불릴 정도로 강력한 포스를 자랑하는 최연성도 우승 기록은 단 한번이다.

이번주 열릴 또다른 4강전에서 누가 이기든 다음달 4일로 예정된 신한은행 스타리그 결승전은 빅매치가 될 전망이다. 만약 최연성이 이긴다면 골드마우스를 노리는 박성준과 사상 5번째 멀티 우승자 반열에 오르길 바라는 최연성 간의 경쟁이 불꽃을 튀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욱이 올라와도 마찬가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이번 ‘신한은행 스타리그’에서 돌풍의 핵으로 자리잡은 한동욱으로선 생애 첫 4강을 넘어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달성하고자하는 욕심이 누구보다 강할 것이 자명하다. 한동욱은 특히 4강에 오르기까지 전대회 우승자 ‘사신토스’ 오영종(플러스), ‘퍼펙트테란’ 서지훈(GO), 신 테란 강자 이병민(KTF)을 연파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은 최연성쪽으로 기울고 있다. 최연성이 스승 임요환을 꺾고 2 연속 4강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포스는 전성기때 그것과 전혀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박성준이 골드마우스를 갈망하는 것 못지않게 스타리그 멀티우승 반열에 오르길 원하는 최연성의 욕심도 그에 못지않다. 과연 골드마우스 수상의 단꿈에 젖은 박성준의 상대로 누가 낙점될지 이제 팬들의 관심은 24일 경기로 모아지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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