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휴대폰업체 설 자리 없다…이탈 러시·공동화 우려

중소 휴대폰 기업들이 반도체와 더불어 대표적 IT수출효자 품목인 ‘휴대폰’에 등을 돌리고 있다. 상당수 업체들이 휴대폰 사업비중을 절반 이하로 줄이는가 하면, 아예 휴대폰 사업에서 손을 떼고 생산을 중단하는 기업도 줄을 잇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25%에 육박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휴대폰이 중소기업에게 찬밥 신세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까지 100여개 이상에 달했던 중소 휴대폰 연구개발 기업 숫자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회사규모도 점점 영세해 지고 있는 실정이다. 휴대폰 업계는 휴대폰 산업의 공동화를 우려하면서 중소 기업들의 자생력을 키워 줄 수 있는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중소 휴대폰 업계, 신사업에 눈 돌려=휴대폰 연구개발(R&D) 전문업체들은 와이브로와 DMB 등 신규사업으로 눈을 돌리면서 업종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 협력사였던 네스랩은 와이브로 시스템 및 900MHz 전자태그(RFID) 리더를 주력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재호 네스랩 사장은 “비용절감이 휴대폰 업계를 휘감는 전반적인 분위기”라며 “그 동안 축적해 왔던 무선 이동통신 기술을 활용해 와이브로 시스템 사업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설립초부터 GSM·GPRS 휴대폰을 개발해 왔던 디네트앤스카이 역시 3년 6개월 만에 휴대폰 사업을 정리했다. 대신 이 회사는 외장 메모리 기반의 전자사전을 새 성장엔진으로 설정, 개발을 한 창 진행중이다. 김정훈 디네트앤스카이 사장은 “중국 로컬업체들의 CDMA 휴대폰 차체 개발 기술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을 뿐 아니라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휴대폰 생산을 중단하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 모델라인에 인수된 기가텔레콤의 경우, 앞으로 휴대폰 사업에서 손을 뗀 뒤 지상파DMB 단말기 개발에만 집중한다.

 ◇불투명한 전망에 등 돌려=이처럼 중소기업들이 개발을 중단하거나, 생산에서 손을 떼는 것은 더 이상 휴대폰에서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디지털 컨버전스가 가속화 되면서 선행기술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전의 상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중소 연구개발 업체들은 세원, 텔슨, 맥슨 등 중견 휴대폰 기업들이 무너진 데다 빅3 업체들 마저 자체 인하우스 개발비중을 늘리면서 공급처가 크게 줄었다.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LG전자·팬택계열 등 빅3 휴대폰 업체들이 지난해 말 이후 비용절감을 위해 외주 비중을 대폭 줄이고 있다”며 “이 때문에 휴대폰에 비해 경쟁이 덜한 신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가형 GSM휴대폰의 경우, 중국 로컬 기업과의 가격경쟁력에서 비교우위 요소를 사실상 상실한 점도 이탈을 가속화 시키는 환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