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MS에 과징금과 시정 조치를 내렸지만 경제학자들은 MS의 윈도미디어플레이어와 메신저 끼워팔기와 관련한 독과점 여부에 여전히 상반된 분석을 제시하며 첨예한 대립을 보였다.
13일 한국산업조직학회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마이크로소프트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사건의 경제적 분석’ 정책세미나에서 경제학자들은 독과점 판단의 범위와 공정위의 시정 조치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경제학자들은 이번 사건이 신경제 하에서 반 경쟁 행위 심사가 얼마나 복잡하고 미묘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 대표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인호 서울대 교수는 발표를 통해 “이 사건으로 경제이론이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하고 “공정위의 심사를 통해 미래에 대한 게임룰을 정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한동대 교수도 “MSN메신저는 끼워팔기의 전형적인 사례로 지속적인 네트워크 확장이 가능하지만 경쟁 메신저인 네이트온은 외부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것이 어려워 장기적으로 끼워 팔기는 MS로 쏠림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공정위의 끼워팔기 중단조치가 소비자를 위한 최선의 정책이었는지는 의문”이라며 “끼워팔기를 허용하면서 메신저 간에 호환성을 강제화하는 것이 근본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MS가 시장에 대한 지배적 지위가 있지 않다는 주장도 팽팽히 맞섰다.
유진수 숙명여대 교수는 ‘윈도미디어서버(WMS) 결합 판매에 관한 경제 분석’을 통해 “윈도 서버 OS와 PC OS를 구분해 MS의 시장 점유율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서버 OS를 포함해 MS의 전세계 점유율은 19%에 불과해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상승 서울대 교수는 “국내 메신저 시장은 네이트온 외에도 넥슨콘과 네이버 메신저 등 새로운 메신저가 끊임없이 출현하는 등 MS가 메신저 기능을 윈도에 통합한 것이 경쟁을 제한하지 않았다”며 “공정위의 주장은 현실과 매우 동떨어진 판결”이라고 반박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