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부터 130년 전인 1876년 2월 14일은 미국 특허청에 통신혁명의 밑바탕이 된 ‘전화발명’ 특허가 접수된 날이다. ‘공기 중에서의 복잡한 진동인 음성을 고체를 통해 전달할 수 있고, 이 진동을 전기적 신호로 변환해 전선을 통해 전송하는 장치’, 전화에 관한 특허가 신청된 것.
그레이엄 벨에 의해 발명된 이 전화는 결국 대륙간 통화를 가능케 하면서 사람들 사이의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하게 되는 단초를 제공했다. 유선통신은 세계를 단일 ‘대화권’으로 묶어줬으며, 또 장거리 통화를 가능케 한 진공관 기술은 초기의 컴퓨터들을 탄생시키는 데 중요한 기술적 바탕이 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전화통화는 1896년 궁내부에 자석식 교환기가 설치되면서부터다. 이어 1902년 3월 한성-인천 전화가 개설되고 한성전화소에서 전화업무를 개시함으로써 비로소 일반인들도 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전화의 역사가 비약적 발전을 한 것은 1962년 ‘체신 1호’ 시리즈가 개발되면서다. 자석식·공전식·자동식 3가지 방식으로 구성돼 있는 체신1호 전화기들은 최초의 국산 전화기이기도 하다. 현재 사용하는 전화기의 기본은 1973년 개발된 체신 70호 시리즈다.
1981년 국가가 관장하던 전화기 구입절차가 개인이 직접 구입하는 자급제로 바뀌면서 보급 확대가 이뤄졌다. 이후 1980년대 전자식 교환기가 개통되면서 전화기는 단순한 의사소통 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편리한 다기능 정보통신기기로 탈바꿈했다.
2005년 말 기준 국내 일반 유선전화 가입자는 2300만명에 달해 ‘1가구 1전화 시대’를 넘어섰다. 그러나 인터넷을 바탕으로 한 ‘인터넷 전화’의 등장은 전통적인 전화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올해 400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1인 1전화 시대’를 열고 있는 이동전화의 위력 앞에 유선전화는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해 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