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종이 위에 파란 물감을 바르면 ‘파랗게’ 보인다. 아주 당연한 얘기다. 하지만, 나노(10억분의 1)미터 세계에서는 다르다. 나노 입자 구성 차이에 따라 같은 물질이더라도 색깔이 변하기 때문. 색깔 없는 물질이 서로 다른 색깔을 만들어내는 것, 바로 ‘구조의 색’이다.
공작새 수컷은 화려한 색깔로 포장한 가짜 눈들(날개)을 활짝 펴보여 천적을 위협한다. 파란 색으로부터 빨간 색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총천연색이다. 공작새 날개는 생물체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단백질인 ‘멜라닌(melanin)’으로 구성된다. 멜라닌은 색깔이 없는 물질이다. 그 멜라닌을 서로 다른 크기(굵기)의 나노 막대 형태로, 서로 다른 거리(공간)로 떨어뜨려 배열함으로써 화려한 색깔을 내보인다. 사람이 볼 수 있는 모든 색을 가진 빛(가시광선)을 ‘같은 물질(멜라닌), 서로 다른 구성을 가진 날개’를 이용해 총천연색을 만들어내는 것. 구체적으로 공작새 날개 안쪽의 멜라닌 막대 굵기가 100나노미터이면 파란 색만 반사된다. 막대가 이 굵기보다 점점 커지면 빨간 색에 가까워진다. 사람 손톱도 멜라닌으로 만들어졌지만 파랗다가 빨갛게 변하지 않는 것과 비교할 때 공작새 날개의 신비로움에 눈길이 머문다.
보석류인 오팔, 라세니드 나비, 무지개 송어 등도 공작새 날개와 같은 구조의 색을 가졌다. 구조의 색은 발광다이오드(LED)와 같은 첨단 디스플레이 소자에 응용된다. 구조가 같더라도 입자 크기에 따라 여러 색깔이 생겨나는 현상을 이용하는 것. 예를 들어 1.8나노미터 LED 입자는 자외선을 받아 푸른 색을 나타내지만, 2.5나노미터 입자는 빨간 색을 낸다. 이를 플렉서블(Flexible) 디스플레이, TV용 터치스크린 등을 만드는 소자로 활용한다.
일진나노텍이 올해부터 전계방출소자(FED)와 같은 첨단 디스플레이 소자에 쓸 탄소나노튜브를 양산키로 하는 등 ‘구조의 색 상업화’에 가속도가 붙는 경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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