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바람의 나라’, 99년 ‘리니지’, 2001년 ‘뮤’에서 2005년 ‘카트라이더’까지.
시대를 관통해 온 이들 한국 대표 게임의 주 이용자층을 연령대로 나열하면 벌써 40대 초반에서 10대 초반까지 세대구성이 폭넓어진다. 그만큼 한국 게임 이용자층도 넓어졌다는 뜻이다.
게임이 보편화된 놀이문화로 자리잡은 이 때, 우리나라도 서구 게임선진국 처럼 게임의 생산성 및 에너지를 사회가 체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로 나아갈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에선 “게임보이 세대가 일본을 세계적 경제대국으로 만들었다”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일본이 세계 최고의 게임강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도 이 처럼 게임이 가진 사회적 역동성과 생산성을 사회적으로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게임이 ‘사회의 건강성’ 증진에 얼마나 효과적인 지를 오래전부터 연구, 그 결과를 사회에 지속적으로 적용시켜가고 있다. 지난해말 NGO인 ‘시리어스 게임스 이니셔티브(Serious Games Intiative)’가 주최한 ‘건강을 위한 게임 콘퍼런스 2005’에선 건강 및 보건학에 활용되고 있는 게임들의 사회적 효과 및 그 확산 방법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저명한 건강관리 학자와 게임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토론하면서, 게임이 사회의 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안 등이 고민된 사례다.
미국에선 이미 80년대 중반부터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비디오게임 세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논의가 폭발적으로 진행됐다. 84년 하버드대학에서 발표된 ‘텔레비전, 비디오게임, 그리고 컴퓨터의 영향’이란 논문은 비디오게임이 기술(테크놀로지)에 대한 친숙성을 높여 하이테크 세계로의 접근을 용이하게한다는 실증적 조사 결과가 나와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결국 그 논리는 20세기말 IT 대혁명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8월초 영국에서 열린 ‘에딘버러 게임 축제’에서도 게임의 사회적 긍정성이 강조됐다. 연구자들은 게임이 재미를 주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엔터테이먼트 차원을 넘어 근본적인 존재 이유와 가치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또 게임은 사회성을 학습시키는 고도의 기능을 갖고 있으며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이 성장한 후 사회에서도 더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중국은 게임을 산업 및 경제적 가치로 얼마나 지혜롭게 활용하고 있는가에 대한 화두를 우리에게 던진다. 중국의 온라인게임 산업은 이미 오락을 즐기는 수준의 의미를 넘어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한다는 중국인들의 사고가 그대로 반영된 주요 산업중 하나로 굳건히 자리잡았다.
현재 중국에서는 온라인게임을 즐기고 있는 게이머 수가 급증하면서 일부 역기능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산업 육성에 우선을 둔 정부 논리에 따라 오히려 긍정적인 면이 집중적으로 부각된다. 중국체육총국은 “온라인 게임이 두뇌개발에 좋다”며 온라인 포커게임 대회를 자체 개최할 정도다. 급기야 젊은층에 큰 인기를 얻고 있는 e스포츠를 99번째 정식 체육종목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사회로 나오기 직전 관문인 군대가 변하고 있는 것은 게임이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할 것인지의 시각변화와도 연관돼 있다. 육군본부가 주관해 온라인게임으로 장병들의 게임대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실전에 가까운 전투훈련을 위해 ‘워게임(War Game)’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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