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모델 없어 이익은 `쥐꼬리`

이통사들 `지상파DMB폰` 치솟는 인기도 좋지만…

‘30만 이동통신 가입자 모집에 매출은 겨우 1억5000만원’

 언뜻 보면 이해하기 힘든 숫자의 조합이 이동통신시장의 지상파DMB 서비스에서 나타나고 있다.

 LG텔레콤이 최근 확정한 올해 사업계획에서 지상파DMB 폰 보급 목표는 총 30만대지만 이로 인한 예상 매출은 1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가입자당 1년 전체 매출이 기껏해야 500원 정도에 그친다는 얘기다. 6개 지상파DMB 사업자와 여전히 협상중이지만, 현재로선 이동통신사업자에게 이렇다 할 수익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LG텔레콤이 올해 보급할 위성DMB 폰 목표물량은 10만대, 매출규모로는 25억원에 이른다. 위성DMB 사업자인 티유미디어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얻기 때문에 덩치에 비해 짭짤한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KTF가 올해 예상하는 지상파DMB 폰 보급물량은 LG텔레콤의 배에 달하는 60만대 수준. 지상파DMB 사업모델이 모두 유사한만큼 이로 인해 얻을 매출은 3억원에 불과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올해 KTF·LG텔레콤 양사의 주력상품 가운데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지상파DMB 사업의 실속은 거의 없는 셈이다. 결국 위성은 짭짤, 지상파는 퍼주기라는 공식이 성립됐지만 지상파의 인기를 외면할 수도 없어 속앓이만 깊어가는 꼴이다.

 하지만 가입자 유치·유지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동통신사업자로서는 소비자가 원할 경우 지상파DMB 보급에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1월 초 KTF·LG텔레콤이 함께 출시한 지상파DMB폰은 최근 하루평균 500대 가량 팔려나가고 있다. KTF 관계자는 “이 정도면 신규 단말기 가운데 가장 인기상품에 해당한다”면서 “사업자들로서는 외면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수익모델이 불투명하다는 점 외에도 방송품질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당사자인 지상파DMB 사업자가 아닌, 이동통신사업자에게 쏟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방송 관련 민원은 지상파DMB 사업자가 맡기로 했지만, 정작 가입자 모집은 이동통신사업자의 몫인만큼 취약한 방송품질에 대한 민원도 떠안을 공산이 크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지상파DMB 방송 품질에 대한 문의가 고객센터에 접수되고 있지만 아직은 가입자 규모가 그리 많지 않아 문제되는 수준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어느 정도 가입자 규모가 올라가면 민원이 폭주할 수 있다고 보고 모집단계에서부터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6월 독일 월드컵을 앞둔 상황에서 돈 되지 않는 지상파DMB 사업에 이래저래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고민이 깊은 배경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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