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파운드스톤 지음/김현구 옮김/ 도서출판 소소 펴냄
세상에서 가장 많은 돈을, 가장 빨리, 파산 위험 없이 합법적으로 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목돈을 만져볼까 하는 생각으로 주식시장에 투자해 봤거나 카지노에서 돈을 걸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많은 사람들이 투자한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잃거나 작은 돈을 버는 데 그치기 십상이란 것을 안다.
유명 논픽션 작가인 윌리엄 파운드스톤은 ‘머니 사이언스’(원제는 ‘Fortune’s Formula(돈 버는 공식)’)를 통해 주식시장과 카지노와 경마장에서 실제로 증명된 돈 버는 공식 ‘켈리 공식’에 대한 이야기를 풀었다.
켈리 공식은 20세기 최고의 수학자이자 정보이론의 아버지로 불리는 클로드 섀넌으로부터 시작돼 벨연구소의 요절한 천재 물리학자 존 켈리가 정립하고, MIT 수학교수 출신으로 20년간 월가에서 최고의 수익률과 가장 낮은 수익변동률을 기록했던 헤지펀드 매니저 에드 소프가 증명한 것이다. 켈리 공식은 ‘Gmax=R’로 표현된다. 풀이하면 ‘최대수익률=정보율’이다.
이 공식을 이용함으로써 한 사람은 미국 카지노 업계의 규칙을 바꾸게 했고, 한 사람은 증권시장에서 수십억달러를 벌었으며, 한 사람은 수 년 만에 경마장에서 수억달러를 끌어 모았다.
폴 새뮤얼슨과 로버트 머턴 등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은 켈리 공식을 ‘탐욕의 공식’이라고 비난했지만 10년 이상 지속된 결렬한 논쟁을 거친 후 결국 이 공식이 가장 빨리, 가장 많이, 가장 안전하게 돈을 버는 공식이라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정보이론·카드카운팅 시스템·평균-분산 곡선·정크본드·숏매각·도박가의 파산 등을 깊고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안내하지만 이책은 단순한 돈벌이 수단을 가르치는 투자 지침서가 아니다.
이 책은 켈리의 공식을 둘러싼 투자기법과 수학자·경제학자·투자자들 간의 공방만으로도 흥미를 돋우기 충분하다. 여기에다가 그 주변에 있는 경마와 도박사들,펀드매니저,정치가, 마피아두목 롱지 질만과 그의 워너브러더스 인수 및 타임워너로 이어지는 이야기들까지 담고 있다. ‘돈’관련 서적으로서는 드문 탄탄한 스토리 텔링이 받쳐진 책이다.
저자 윌리엄 파운드스톤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저명 논픽션 작가로 뉴욕타임스·에스콰이어·이코노미스트 등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그 동안 아홉 권의 저서를 냈고 퓰리처상 후보에 두 차례 지명됐다.
과학적 소재를 다루는 저자의 탁월한 솜씨는 이미 번역 출간된 ‘후지산을 어떻게 옮길까?’ ‘죄수의 딜레마’ ‘패러독스의 세계 : 인간이성의 한계를 묻는 12가지 역설’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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