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에 이런 게임이 등장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타이토에서 발표한 ‘하드 펀처’는 스포츠 게임 가운데 가장 인기없는 ‘권투’가 테마다. 게다가 이 작품은 버튼이 달랑 1개고 VGA 그래픽에 1인 플레이만 가능하다. 첨단을 달리는 요즘 시점에서 보면 모바일 게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2001년이라면 그래도 PC 게임이 매우 발달된 상태다. 눈으로 보면 ‘하드 펀처’는 대충 만들다가 귀찮아서 시장에 버린 느낌이 드는 게임이다.
헌데 묘한 재미가 있다. 유저는 몇 명의 복서를 선택해 챔피언을 향한 짧은 여정을 시작한다. 잽과 스트레이트, 훅은 그냥 컴퓨터가 알아서 해준다. 단지 일정한 거리를 향상 유지하고 기회가 오면 마구잡이로 버튼을 때리면 나도 모르게 이긴다. 여기에 스태미너 게이지가 별도로 존재해, 시간이 흐르고 상대방의 펀치를 맞을수록 줄어든다. 체력 회복은 라운드 휴식 시간이 유일하지만 금방 지나간다.
결국 이 작품은 단순 무식함에 재미가 있다. 만약 2인 플레이가 가능하면 또 다른 재미가 있었겠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오로지 싱글플레이만 된다. 화풀이를 하듯 게임을 하다보면 이기거나 진다. 그것으로 ‘오케이’라는 것이다.
권투 게임이 인기를 끌었던 역사는 없다. 가끔 돈 많은 회사에서 작품을 제작하지만 어떤 계기나 독특한 아이디어가 없다면 대중적 인기를 끌기엔 부족함이 많다. ‘시작의 일보’는 만화의 인기를 토대로 발매됐지만 일부 제한된 유저 사이에서만 관심을 가질 뿐이다. 권투 게임은 여전히 ‘헝그리’한 것이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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