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인증이 있었다. ‘Good Software’의 약어인 이것은 지난 2001년 태어났다. 아니다. 엄격히 말하면 2000년 9월이다. 당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내에 소프트웨어인증센터가 설립되면서 처음 선보였다. 하지만 당시는 그야말로 유야무야했고, 보란 듯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1년 1월부터다. GS인증은 한마디로 정부가 우수한 소프트웨어임을 보증해 주는, 말 그대로 ‘굿 소프트웨어’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GS인증이 있다. 지금, GS인증은 과거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우선 인증받을 만한 장점이 넘친다. GS인증 획득 기업엔 오는 7월부터 병역특례 혜택이 주어진다. 뿐만 아니라 우리은행은 최근 GS인증 기업에 지원 혜택을 주기로 했다. 공공 분야에서 의무적으로 구매하는 제도도 추진된다. 정보통신부 정보화 촉진 기금 융자시 가점 부여도 고려된다. 이런 저런 이유로 GS인증을 받는 기업은 계속 늘고 있다. 이런 여세를 몰아 최근 모임을 가진 GS인증사협의회는 올 한 해 GS인증 제품을 “명품으로 만들겠다”며 의욕에 차 있다.
어설픈 내셔널리즘이 아닌, 품질로 외산과 경쟁하겠다는 GS 정신은 분명 고무적이다. 하지만 GS인증이 넘어야 할 벽도 있다. 우선 남발은 곤란하다. 다행히 그동안 엄격한 테스트를 시행해온 끝에 현재 인증 획득률은 33% 정도에 그치고 있다. 어쩌면 이것도 높다. 혹여 국산업체를 위한다고 기존의 엄격하고 까다로운 잣대가 느슨해져서는 결코 안 된다. 이는 명품 소프트웨어 배출이라는 GS인증 정신과 정면 배치된다. 또 한 가지. GS인증을 받으면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는, 그 정도까지 발전해야 한다.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의 일률적 인증 등급을 바꾸는 대변화가 필요할지 모른다. 어쩌면 기술뿐 아니라 경영요소 까지도 심사 대상에 넣어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누군가. 짧은 세월에 세계가 부러워 하는 IT 강국을 만든 우리다.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해나가면 못할 것도 없다. 시작은 미미했지만 나중은 창대할 것이라는 성경 구절이 떠오르는 GS인증이다.
컴퓨터산업부·방은주차장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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