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의 업적이 뭔지 모르는 사람도 물리의 법칙을 설명하는 ‘상대성원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가장 흔한 상대성 원리의 예로 ‘사랑하는 연인과 데이트하는 동안 흘러가는 한 시간’은 너무나도 짧지만 ‘따분한 선생님과 갖는 수업시간 한 시간’은 너무나도 길다고 했던가.
누구나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인물 아인슈타인. 하지만 정작 그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2005년은 세계 물리의 해이자 상대성 이론 100주년, 아인슈타인 타계 50주년 기념의 해를 맞아 전세계가 떠들썩한 행사를 가진 가운데 세밑에 아인슈타인을 국가적 자산으로 여기는 독일에서 발행된 ‘안녕, 아인슈타인’의 한국어판이 발간됐다.
이 책은 과학자 이전의 인간 아인슈타인의 면모를 드러내 주는 책이다.
영국 국립도서관에서 책 제목으로 ‘아인슈타인’을 검색하면 총 965권, 독일 국립도서관과 하버드대학 도서관에서도 각각 1011권, 1003권이나 나온다. 이렇게 많은 아인슈타인 관련 서적 중에서 올해 나온 책만 9권이며 그중 최고의 수작으로 꼽히는 책이 바로 이번에 번역된 위르겐 네페의 ‘안녕, 아인슈타인’이다.
‘안녕, 아인슈타인’은 아인슈타인의 가족·사랑·독서 이력·세계관·논문 형성 과정 등 그의 일생을 주제별로 나누어서 각각의 주제마다 독립적으로 완결된 구조를 갖도록 서술됐다.
이 책은 평전이라는 형식 덕분에 더욱 진가가 빛난다. 일반적인 나열식의 평전과는 달리 아인슈타인의 메모와 편지, 연구 노트 등을 분석하면서 특수·일반상대성이론과 현대우주론, 양자역학과 E=mc2(제곱)을 연구하던 아인슈타인의 생각들을 추적해가며 그와 함께 상대성 이론을 재구성해 볼 수 있도록 해준다. 평전의 형식임에도 불구하고 역동적이며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전문 교양서 못지않게 심도 있게 다뤄 시종일관 흥미롭다. 상충되는 형식과 내용을 적절히 조화시키고 오히려 서로 북돋우어 주게끔 한 저자의 노력도 빛난다.
또 평전인만큼 아인슈타인의 과학이론만이 아니라 그의 인간으로서의 모습에 대해서도 많은 조명을 하고 있다. 그에 대한 여러 가지 소문·추측·비판을 원 자료와 증언들을 토대로 찾아간다.
책의 전 과정을 통해서 독자들은 한 뛰어난 과학자가 어떻게 만들어져 가는지를 알 수 있다.
즉 첨단 기술을 접할 수 있었던 전기회사를 운영하다 도산한 가족적 배경, 1·2차 산업혁명을 겪고 난 독일 사회라는 사회적 배경 그리고 뉴턴 시대 이후의 과학적인 문제 상황의 설정, 어린 시절 간섭 받지 않고 읽었던 과학 교양서들, 철학으로까지 확장됐던 학창시절의 독서, 게다가 대학 졸업 후 취직하지 못하고 특허 사무소로 갈 수밖에 없었던 사정과 그로 인해 얻게 된 학문적 반대 급부들, 동료들과의 토론 등 이른바 유례없이 뛰어난 천재 과학자라는 평을 듣는 아인슈타인이 어떻게 만들어져 갔는지를 소상히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아인슈타인의 위대함에 찬사를 보낸다든가, 그의 치부를 들추어 낸다든가, 단순히 그에 관한 사실을 연대기적으로 서술한다든가 하는 차원을 넘어 과학자라는 그의 정체성과 떼어 놓을 수 없는 인간 아인슈타인의 전모를 구성하고 있는 점이 매력이다. 출간 즉시 독일 아마존 종합 1위에 랭크됐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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