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스트]4컷만화 ‘게임회사 이야기’ 출판한 이수인

“최대한 객과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게임 회사에 몸을 담고 있고 직원이었기 때문에 특정한 게임 회사의 이야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잘 읽어 보시면 알겁니다.”

자그마한 체구에 또렷한 눈빛을 지닌 이수인(29) 과장의 말이다.

# 개발자 생활 고스란히 묘사

그녀는 현재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4컷 만화 모음집 ‘게임회사 이야기’의 그림과 글을 그리고 쓴 인물이다. 이 책은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개발자들의 현실을 가장 직설적으로 드러내고 있지만 이를 심각하게 몰아가지 않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워 베일에 쌓여 있는 개발사의 속내를 낱낱이 들춰냈다. 유저 자신이 평소 즐기는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의 생활상과 생각, 어려움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교육적 가치도 높은 편이다.

이 과장은 현재 엔씨소프트의 직원이다. 그것도 김택진 사장과 책상을 나란히 하고 앉아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엔씨소프트를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 책은 엔틱스소프트에 몸을 담고 있을 때 많은 작업이 이뤄진 것이다. 그래서 책에 나와있는 임원진들에 대한 좋지 않은 부분이 엔틱스소프트나 엔씨소프트를 말하는 것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전혀 아니라는 그녀의 첫번째 말이다. 그녀는 이미 결혼을 한 몸이고 바깥 양반도 게임업계에 종사하기 때문에 많은 참고가 됐다고 덧붙였다.

 

 # 필명으로 남자 오해받아

게임회사 이야기를 4컷 만화로 그리게 된 것은 우연하게 이뤄졌다. 2003년에 그녀는 모 게임잡지에 팬터지와 관련된 글을 ‘이현기’라는 필명으로 연재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만화를 그려 보라는 제의를 받았다. 오래 전에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한 경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해당 잡지의 기자가 권유한 것이었다. 얼떨결에 일을 맡게 된 이수인 과장은 ‘욕은 먹지 말아야지’하는 각오로 시작해 정확히 2년 동안 그렸다.

하지만 만화 캐릭터가 너무 단순하고 어떻게 보면 성의가 없어 보이기도 해 담당기자의 질책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은 절대 아니라며 억울해했다. 자신의 책상에는 해외에서 구입한 인형이 많이 있는데 거기서 모티브를 얻은 것이며 만화가 꼭 자세히 그려야만 잘 그리고 인정받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녀는 정말 열심히 그렸다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또 이현기라는 가명은 많은 사람들이 남자로 오해하게끔 만들었고 동명의 개발자가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냐는 소문도 돌았다. 그런 이유로 이미 유명해진 이현기라는 이름을 버리고 책을 내면서 그녀는 자신의 실명을 공개했다. 이 과장은 단지 자신이 쓰고 있었던 팬터지 소설의 주인공 이름을 선택한 것이었지만 엉뚱한 소문만 생겨나 생각지도 못한 곤란을 겪기도 했다.

 # 그냥 재미있게 봐 주세요

 더욱 재미있는 점은 이 과장이 그래픽이나 원화 담당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녀는 기획자 출신이고 지금도 엄연히 기획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타프 시스템과 엔틱스소프트에서 ‘요구르팅’ 기획을 담당했었고 ‘루시아드’의 기획에도 참여했었다.

지난 97년 게임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이 계기가 돼 이 바닥에 들어왔다는 그녀. 하지만 최근에는 많이 지치고 건강상의 이유도 있고 해서 실제 개발에 참여하지 않고 당분간 쉬고 있다. ‘프린세스 메이커 2’를 최고의 작품으로 뽑는데 주저하지 않던 이수인 과장은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 책을 보면 부정적인 얘기도 있지만 좋은 이야기도 많아요. 그래도 일단은 만화니까 그냥 재미있게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게 최고죠.”

<김성진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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