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조송만 누리텔레콤 대표이사

최근 디지털카메라를 소재로 한 온라인 게임 ‘캠파이터’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게임 자체가 워낙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이유도 있었지만 누리텔레콤(대표 조송만)이라는 전혀 생소한 업체가 개발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리텔레콤은 통합관리솔루션과 원격검침 시스템을 주무기로 한 IT계의 중견업체. 게임사업을 위해 100억원을 투자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그리고 이 회사의 선장은 전라도의 외딴 섬에서 혈혈단신으로 상경해 오늘의 누리텔레콤을 이룩한 조송만(45) 사장이다. IT계에서 인정받은 그는 이제 게임과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문화 콘텐츠를 정벌하기 위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 게임 퍼블리셔를 뛰어 넘는다

“문화 콘텐츠는 지구상에 인류가 살아있는 한 계속 발전될 것입니다. 이미 확실하게 검증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첫걸음으로 게임 사업을 시작한 것입니다.”

조 사장의 자신있는 말이었다. 이것이 그가 IT 사업에서 문화 엔터테인먼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였다.

그는 ‘캠파이터’에 이어 계속해서 게임을 만들어 낼 생각이지만 개발사에 그치지 않고 퍼블리셔로 가야 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별다른 경험도 없이 처음부터 퍼블리싱 사업을 하기는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일단 게임을 개발해 노하우를 익히고, 자신있게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캐주얼 게임을 1개 정도 더 만들면 추진할 수 있으리라 본다며 이미 ‘캠파이터’의 후속작 기획이 들어가 있는 상태라고 했다.

조 사장은 게임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사업도 이미 준비하고 있었다.

게임과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떼어내기 힘든 삼각 구도를 이룬다. 원 소스 멀티 유즈는 게임계에서 더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지만 세 봉우리를 모두 정복하기란 대단히 힘들다. 많은 게임업체들이 이를 잘 이해하고 있지만 실제 행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그만큼 힘들다는 얘기다. 그러나 조 사장의 눈빛은 확고했고 자신감이 흘러 넘쳤다.

“전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국한하지 않습니다. 문화에 관련된 콘텐츠를 모두 다루고 싶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 사업도 검토해봤지요. 그러나 아직은 아닌 것 같아요.”

그는 몇 명의 배우와 감독에 흥행과 제작이 좌우되고 리스크가 큰 지금의 상황에서는 시기상조라 했다. 조 사장은 CG가 전체 영화의 30%까지 차지하는 시기가 오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회사가 보유한 기술로 충분히 영화나 드라마도 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단신으로 상경해 성공이뤄

조 사장은 대우맨 출신이다. 전남에서 대학까지 모두 마치고 처음 취직한 대우통신에서 진취적인 대우맨으로서 꿈을 키웠다. 그러다 1992년도에 자신이 배우고 익힌 기술에 야망을 담아 누리텔레콤을 설립했다. 그 스스로 첨단 디지털 기술자로서 능력이 있었고 당시 IT는 세계적인 붐을 일으킬 조짐이 보였던 것이다. 미래를 보는 독수리의 눈으로 한치 앞을 내다본 조 사장의 안목은 정확했고 지난 2000년에는 코스닥 상장까지 하며 고공비행을 계속했다.

그러다 그는 어떤 계기를 통해 ‘문화 콘텐츠는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한 계속 발전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고 그때부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기 시작했다. 또 B2B 사업만 계속했던 조 사장은 기업의 성장에 한계를 느꼈고 B2C 사업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게임 사업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고 그 때가 2000년이다.

‘캠파이터’ 공개는 불과 얼마 전에 이뤄졌지만 5년이라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차분히 지켜보며 때를 기다렸다. 소의 걸음걸이처럼 차분하고 섬세한 그는 게임 사업을 위해 검증되고 안전한 방법을 선택했다. 정보를 수집하고 시장을 주시하던 조 사장이 본격적으로 개발팀이 구성된 것은 작년이고 ‘캠파이터’는 2004년 겨울부터 개발에 착수하게 된 것이다.

“첫 시작에 비해 작품 공개에 시간이 다소 소요된 것은 검증하는 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섣불리 시작할 순 없는 노릇 아닙니까? 그리고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지요. 그 이유 때문에 이제야 도덕적으로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 해외에선 호평 받아

조 사장은 실제로 게임 사업을 해보니 그다지 이질적인 부분이 느껴지질 않았다며 웃었다. 네트워크나 그래픽 분야는 원래 누리텔레콤의 업무와 관련이 깊었고 직원들의 대부분이 개발자다 보니 근무 문화도 비슷했던 것이다. 내심 속으로 걱정했던 그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조 사장의 현재 계획은 내년 1월말이나 2월초에 ‘캠파이터’의 오픈 베타 테스트에 돌입하는 것이다. 당초 예정은 이보다 빨랐지만 내부 사정으로 연기된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게임 개발사처럼 일정 연기는 하지 말자고 수차례 강조했지만 결국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며 혀를 찼다.

“어렵습니다. 정말 어렵습니다. 게임은 종합 예술이에요. 일반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과는 너무나 다릅니다.”

조 사장은 머리를 흔들었다.

일단 ‘캠파이터’는 국내에서 자체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으나 벌써 3개 퍼블리셔가 서비스 제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지난 지스타에서 힘들게 공개한 보람도 있어 일본, 인도네이사 등 아시아 6개 업체가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는 디지털카메라라는 소재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으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는 반응이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인류가 존재하는 한 문화 콘텐츠는 지속되어 계속 발전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뿐 아니라 세계인들은 집에 있는 시간이 점차 많아지게 돼 있습니다. 그러면 놀이 문화는 필수죠. 성장할 수 밖에 없는 분야입니다. 여기로 뛰어 들어야죠.”

조 사장은 마지막으로 자신이 뛰어든 게임과 엔터테인먼트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성진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