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국내에 글로벌 유럽형 이동통신(GSM) 시험망을 구축하기로 한 것은 의미가 상당하다고 본다. 당장 해당 기업의 휴대폰 경쟁력 향상은 말할 것도 없고, 국산 휴대폰 수출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계 휴대폰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GSM시장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GSM시험망을 구축한 후 내년 운용에 들어갈 것이라고 하니 기대해 봄 직한 일이다. 삼성은 이를 위해 수원연구소와 구미 생산공장 그리고 독일을 연결하는 이른바 글로벌 GSM시험망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국산 휴대폰의 시장 경쟁력을 높여 ‘휴대폰 글로벌 넘버 원’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게 삼성의 판단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휴대폰 산업육성을 위해 제주나 인천공항 등에 GSM망을 구축하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투자비를 조달하는 데 어려움이 뒤따라 실천에 옮기지 못해왔다. 삼성은 전체 휴대폰 수출 물량에서 GSM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하고 금액도 130억달러 가량이다. 이 정도면 국내에 시험망을 구축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국내에는 GSM 휴대폰 장비를 시험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로 인해 휴대폰 제조사들은 상당한 비용을 들여 제품을 내놓기 전에 해외에 나가 6개월 이상 각종 기능 검증과 평가를 했다는 것이다. 특히 해당 국가나 사업자 등 몇 단계의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유럽의 경우 5개 사업자 그리고 북미지역은 3개 사업자망에서 시험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제품의 시장 경쟁력은 품질이나 서비스 가격 등에서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일단 시장에 누가 제품을 가장 먼저 내놓느냐가 성패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휴대폰은 보통 제품 출시까지 최소 1년이 걸리는데 시험망이 없을 경우 이 중 절반 가량을 해외에 나가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제까지 국내 업체들은 이런 과정을 거쳐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니 만약 국내에 시험망을 구축했더라면 비용도 줄이고 지금보다 3∼4개월을 단축할 수 있었을 것이다.
비록 뒤늦긴 했지만 삼성이 국내에 시험망을 구축해 내년부터 운용키로 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수출용으로 출시한 휴대폰은 모두 111개 모델인데 이 중 70%가 GSM제품이었다고 한다. 이들 제품의 출하시기를 최소 3개월 정도만 단축해도 비용감소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물론이고 해외 시장에서 경쟁하는 데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유럽형 3세대 이동통신(UMTS)과 WCDMA 등 3세대로 넘어가며 망 간 연동이 자유로워지는 세계 이동통신 시장 흐름을 반영할 때 시험망 구축은 필수적이다.
따라서 삼성은 운용에 차질이 없도록 이 시험망을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 또 망이 구축되면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자사만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지 않으면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은 기존 방식대로 해외에 나가 몇 달씩 머물며 인증을 받아야 할 것이다. 삼성은 이런 점을 감안해 국내 업체들이 GSM시험망을 모두 이용해 제품의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수출을 늘리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최근 와이브로(WiBro) 기술이 세계 표준에 채택되고 지상파DMB가 본방송을 시작하는 등 세계에 IT강국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휴대폰의 원천기술은 여전히 대외 의존도가 높은 게 사실이다. 이번 기회에 기업들은 원천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명실상부한 휴대폰 강국의 면모를 보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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