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퍼블리싱 구조가 바뀐다

주종관계에 가까울 정도로 고착화돼있던 온라인게임 퍼블리싱 구조가 바뀌고 있다.

대기업들이 게임 퍼블리싱에 속속 나서고, 대형 게임업체들도 외부 개발작 퍼블리싱에 뛰어들면서 소규모 게임개발사들의 입지가 이전과 달리 크게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 SK, CJ 등 대기업이 게임 퍼블리싱을 확대하고 엔씨소프트, 그라비티 등 선도권 게임업체도 자체 개발작 서비스 중심에서 외부로 눈을 돌리면서 실력있는 개발사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특히 최근 계약이 이뤄진 몇몇 게임들의 경우, 지난해까지 게임포털의 독식 구도하에서 이뤄졌던 계약금 규모와 비교하면 많게는 수십배에 달하는 후한값이 매겨진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몇몇 게임의 경우 전략이란 이름 아래 여전히 헐값으로 떠넘겨지는 형편이라 여전히 ‘옥석가리기’가 요구되고 있다.

◇스타 개발사 속속 탄생= 개발작을 외부에서 퍼블리싱하는 개발사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그라나도 에스파다’를 한빛소프트를 통해 전세계에 퍼블리싱하는 김학규 사장의 IMC게임즈다. 이 회사는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퍼블리싱 계약을 하면서 그동안 10억원 안쪽에서 형성됐던 계약금을 처음으로 50억원대로 올려 놓았다.

 또 ‘리니지’ 개발자인 송재경 사장이 이끄는 XL게임즈도 빼놓을 수 없다. 그가 만들어 네오위즈가 곧 오픈베타서비스를 시작하는 초특급 레이싱게임 ‘XL1’은 당시 초대형 업체들이 퍼블리싱권을 따내려 몰리면서 수십억원의 대접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곤엔터테인먼트(대표 조병규)가 KTH 파란을 통해 서비스하는 ‘큐링’도 20억원 이상의 계약금을 챙겼다.

 엔씨소프트가 올 겨울 시즌을 겨냥해 게임포털 ‘플레이엔씨’의 간판으로 내세워 퍼블리싱하는 온라인 스노우보드게임 ‘SP잼’을 만든 EGN인터렉티브(대표 김범준)나 엠게임이 최근 오픈베타서비스에 들어간 ‘귀혼’을 개발한 앤앤지(대표 강대진) 등도 실력파로 꼽힌다. 또 인기 액션게임 ‘던전앤파이터’를 삼성전자에, 온라인 최초의 야구게임 ‘신야구’를 한빛소프트에 각각 맡긴 네오플(대표 허민) 같은 개발사가 나오기도 했다.

 ◇부익부 빈익빈 여전= 최근 엔틱스소프트가 차기 개발작의 국내외 판권을 내놓으면서 받은 금액은 고작 3억원에 불과하다. 내용과 상품의 질이 검증되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요인이지만, 최근 시장 정서를 감안할 때 너무나 ‘헐값’이란 지적이다. 이 계약금을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계약금과 비교하면 고작 17% 정도에 불과한 금액이다. 그만큼 게임 값어치의 차등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에 1000개를 웃돌 것으로 추산되는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시장 구조가 개선되는 만큼 퍼블리싱을 따내기 위한 경쟁은 점점 더 ‘낙타 바늘귀 통과하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정무식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은 “개발사들의 몸값이나 콘텐츠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곳까지 도달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다”며 “궁극적으로는 좋은 게임이 시장에 나오는 선순환 구조로 가는 것이 우리 게임산업의 토양을 비옥하게 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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