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구의 놈투 이야기](7)외계인은 한글을 모른다

 이번 호에는 어떻게 메시지를 보내야 외계인들이 알아 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그 해결책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우크라이나 우주국과 성공적으로 계약을 성사시키고 그 다음은 과연 어떻게 메시지를 보내야 외계인들이 알아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당시 막연하게나마 구상한 것은 유저가 엔딩까지 마치면 문자 입력 코너가 나오고 이 때 유저가 원하는 내용을 한글로 입력해 보내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외계인은 한글을 모른다는 것이 문제였다. 문명이 발달한 외계인이라면 어떤 방법으로든 한글을 해독해서 알아 보겠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보다 더 직관적이고 친절한 방식으로 메시지를 만들어 보내고 싶었다.

따라서 새로운 메시지 형식을 만들어야 했고 이는 어찌보면 무모한 접근이었다. 또 어디서든 그와 유사한 역사나 근거를 찾아 벤치마킹해야 했다. 회의를 열었다. ‘한글을 풀어서 보내자’, ‘영어로 보내자’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이 중에서 아레시보 메시지(1974년 아레시보 전파망원경 완공기념 외계메시지 송출 이벤트)를 근거로 ‘우리식의 메시지 전송 방식을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제일 그럴 듯 했고 마음에 들었다.

아레시보 메시지의 경우 여러 의미를 직렬로 나열했다. 예를 들어 태양계 3번째 행성, 인간, 인간을 이루는 유전자 등등 하나 하나의 의미를 그림화시켰고 이것을 다시 2진수화해 송출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의미들이 들어가야 할까. 하나씩 꼽아 보았다.

태양계 3번째 행성, 대한민국, 인간, 휴대폰, 유저의 휴대폰 번호, 유저의 메시지가 핵심내용이었다. 이어 구체적인 그림화 단계에서 ‘태양계 3번째 행성’의 경우 가장 큰 점인 태양 옆으로 여러 개의 행성을 작은 점으로 그렸고, 그 중 지구를 약간 위로 튀어나오게 그려서 강조했다.

‘대한민국’은 대한민국 전도 자체를 제주도, 울릉도, 독도를 포함해 단순화시킨 그림으로 찍었고 ‘인간’도 마치 놈처럼 단순화된 이미지로 그려냈다. 휴대폰도 단순 이미지로 표현했다. 그 다음이 유저의 휴대폰 번호인데 이것은 그냥 아라비아 숫자 그대로 표기했다.

그 다음에 들어가는 유저의 메시지가 까다로웠다. 우리는 십자수에서 힌트를 얻어 유저가 마치 십자수를 놓듯이 20㎜X20㎜의 크기의 화면에 원하는 메시지를 상징적 의미의 도형 등으로 입력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하니 모든 것이 깔끔하게 정리됐다.

이렇게 구성된 외계메시지는 흑과 백의 그림으로 그려지고 그 그림을 2진수화해 서

버에 저장했다. 그런 후 상반기에 한번, 하반기에 한번씩 메시지를 모아서 한꺼번에 우크라이나 천문대를 통해 외계로 송출하기로 했다. 실시간이 아닌 한꺼번에 보내는 이유는 우크라이나 천문대가 순수 천문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곳이라 그때그때 실시간으로 외계메시지 송출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파망원경의 위치를 한번 바꾸려면 수시간이 걸리는 규모라 하니 한번에 모아서 보내는 것이 덜 미안한 일이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이제 하루 빨리 ‘놈투’를 마무리해 오픈을 하는 일만 남게 됐다.

<신봉구 bong@gamev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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