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ID의 미래, 한국에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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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태그(RFID) 모범 사이트를 만들어라.’ 글로벌 컴퓨팅기업들의 RFID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초기 ‘계획과 준비’ 수준에서 벗어나 국내 시장을 겨냥한 미들웨어·애플리케이션 등 솔루션 개발에 성공하거나 시범 프로젝트에 나서는 등 이미 ‘실행’ 단계에 접어들면서 가시적인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들 업체는 모델링할 수 있는 구축 사례를 선보여 전세계 RFID 테스트베드로 ‘코리아’의 위상을 높여 나간다는 전략이다.

 ◇한국IBM·HP, 현장 접목 활발=국내에 구축한 글로벌 연구개발센터의 성과가 현장에 속속 접목되고 있다.

 지난해 6월 IBM이 설립한 ‘IBM 유비쿼터스 컴퓨팅 연구소’는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연구진흥원과 공동으로 국내 RFID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1차 연도를 마감한 연구소는 선도 기반 기술 개발 프로젝트 3건을 진행하면서 국제 공동연구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또 ‘u시티’와 같이 선진 기술을 활용한 국내 업체와의 협력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연구소에서 개발한 인프라 솔루션도 공공기관과 SKT·KT·현대자동차 등에 적용중이며, 자바 솔루션 ‘J9’도 휴대폰과 자동차업체 모바일 기기에 탑재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IBM과 마찬가지로 독자 개발센터를 가동한 한국HP도 독자적인 RFID 미들웨어를 개발하고 이를 KTF·SKT·롯데정보통신 등과 공동으로 시범사업을 진행중이다. 한국HP는 특히 통신과 물류·유통 분야에서 베스트 사이트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한국HP 측은 “국내 환경에 맞게 개발한 미들웨어 등 기반 준비를 모두 끝냈다”며 “월마트·질레트 등에서 확보한 HP 본사의 구축 노하우를 접목해 RFID 모범 사례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유니시스·썬, 사이트 확보 성공=RFID 사업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한국유니시스와 한국썬도 자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시범 프로젝트를 만드는 데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한국썬은 성균관대에 RFID 기반 출결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교육분야 RFID 수요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시스템은 개방형 표준 RFID 미들웨어인 썬자바 시스템에 기반을 둔 것으로 RFID와 리더를 활용해 자동으로 출석관리는 물론이고 수강생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썬은 이번 프로젝트를 발판으로 성균관대의 고문서 관리 등에도 자사의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한국유니시스도 유니실버와 공동으로 노인 병동에 RFID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의료 분야에 처음 도입되는 이 시스템으로 앞으로 노인 환자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유니시스 측은 기대했다. 유니시스는 이와 함께 전산원과 공동으로 국방 분야에서 RFID로 재고를 관리하는 프로젝트도 진행중이다.

 김형균 한국유니시스 상무는 “유니시스는 단순한 솔루션 공급이 아닌 컨설팅 단계부터 시작해 프로젝트 플래닝, 시스템 설치, 유지보수까지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RFID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경과 전망=글로벌 컴퓨팅 기업이 RFID 모범 사이트 구축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전세계를 통틀어 국내만큼 최적의 인프라를 갖춘 지역이 드물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광대역 초고속 인터넷을 비롯한 IT 인프라 등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 발전에 필요한 기반 설비가 두루 갖춰져 있다. 따라서 그만큼 다른 나라에 앞서 ‘베스트 사이트’를 구현하면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이휘성 한국IBM 사장은 “RFID 등 유비쿼터스 분야는 국내업체가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야”라며 “본사에서도 RFID를 위한 테스트베드로 기대가 높아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당분간 이 같은 외국계기업들의 RFID 모범 사이트 구축 열풍이 한국시장의 특화영역 찾기와 맞물려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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