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전자 업계에도 ‘미니’열풍이 불고 있다.
소형 MP3나 디지털카메라 등 주로 가전에서 나타나던 소형화 바람이 투박하고 기능만을 강조해온 산업전자 업계로도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산업용 장비가 작아지면서 이동과 휴대가 편리해 사용처를 다양화할 수 있고 공간 활용도 높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크기를 줄이는 것 외에 여러 기능을 하나의 기기에 탑재하는 것도 최근 장비 개발 추세 가운데 하나다.
LS산전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900MHz 대역의 이동형 전자태그(RFID) 리더는 크기가 소형 캠코더와 같다. LS산전의 이동형 리더는 CDMA 및 WLAN 모듈 장착이 가능하며 바코드 인식을 겸할 수 있도록 해 활용도를 높였다. 회사 정주환 부장은 “RFID 리더는 고정된 공간뿐만 아니라 작업장·대형매장 등에서 활용되는 장비로 사용자의 편리를 위해 크기를 작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엑시스는 명함 크기의 최소형 MPEG4 네트워크 카메라를 출시했다. 85×55×34㎜의 작은 크기로 사무실·상점·가정 등에 설치해 원격 모니터링·감시 등에 적합한 제품이다. 이전 카메라들이 영상을 수집하는 기능만 했던 것과 달리 웹 기반으로 영상을 변환·전송할 수 있는 기능을 확보하면서 오히려 크기는 줄였다. MPEG4 압축기술로 낮은 대역폭에서도 고품질의 실시간 영상을 제공할 수 있다.
계측기도 이동성을 강화한 소형화 제품이 늘고 있다. 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의 ‘프레임스코프’는 PDA와 비슷한 형태다. R&D나 생산용에 필요한 계측기와 달리 유지보수 현장, 각종 수리기사들에 필요한 장비는 손에 잡힐 정도로 작아야 휴대가 편리하다는 점을 고려했다. 소형 사이즈지만 범용 계측기가 갖춰야 할 필수 기능은 모두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일본에 이어 최근 미국 진출을 선언한 산업용로봇업체 로봇앤드디자인의 작업용 로봇도 작은 사이즈로 각광받고 있다. 회사 로봇은 소형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부품 제조, 바이오 시료 테스트 등에 사용된다. 전체 로봇 몸체의 중량은 각각 6.5㎏에 불과해 이동 및 설치가 쉽다. 회사 이중엽 이사는 “소형 로봇이라는 특화된 아이템으로 해외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프리마는 일반 휴대폰 크기의 지문인식 출입통제기를 최근 개발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일반 지문인식 출입통제기의 절반도 안 되는 크기다. 지문인식 솔루션만을 담고 있어 크기가 작고 입력이 간단한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슈프리마가 완성품 사업에 새로 진출하면서 저렴한 제품으로 승부를 걸기 위해 만들었다.
스타넥스는 회사의 휴대형 무선 보안장비인 ‘셀프가드(Self Guard)’를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APEC 보안용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담뱃갑 크기의 초소형 DVR로 카메라가 내장돼 있으며 어느 곳에나 설치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내장 카메라 외에 단추 모양의 카메라를 보안요원들의 양복에 달아 사용할 수도 있다. 현장상황을 녹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실시간으로 영상을 무선망을 통해 전송할 수 있다.
공작기계공업협회 박희철 이사는 “유럽 등에서는 이미 성냥갑 크기의 정밀 선반이 사용되고 있는 등 산업용장비·기계의 소형화는 이미 대세”라며 “크기는 작게 하면서 전력소모를 줄이고 복합 기능을 탑재하는 등의 방향으로 산업장비가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산업전자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