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밸리 IT클러스터 `삐걱`

 ‘흔들리는 대덕 연구개발(R&D)특구 IT클러스터’

 대전시가 올초 대덕R&D특구 출범에 앞서 대덕밸리 IT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했으나 최근 회장단의 총 사퇴로 클러스터 활성화에 빨간 불이 켜졌다.

 15일 대전시와 대덕밸리내 업계에 따르면 대덕밸리 IT산업 클러스터 김홍만(빛과전자 대표) 회장과 5개 세부 클러스터별 회장 등 회장단 6명이 지난 9월 사퇴 의사를 대전시에 표명했으며, 이로 인해 최근 2개월 여간 관련 클러스터 활동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덕밸리 전체 기업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인 IT업계 회장단의 이번 사퇴로 대전시가 추진중인 혁신산업 클러스터 구축에 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IT클러스터 회장단 사퇴 배경=대덕 IT클러스터는 지난 1월 말 대전시와 산하기관인 대전전략산업기획단의 진두지휘로 대덕R&D특구 출범에 앞서 시의 4대 전략산업인 △BT클러스터 △메카트로닉스 클러스터 △첨단부품소재 클러스터 등과 함께 구축됐다.

 김홍만 빛과전자 사장이 IT클러스터 전체 회장을 맡았으며, 광통신·광응용 분과(박병선 해빛정보 사장), 통신서비스·장치 분과(이의택 넷코덱 사장), 통신부품·소재 분과(텔트론의 이재진 사장), 소프트웨어 및 응용 콘텐츠 분과(장영복 애니솔루션 사장), 반도체·디스플레이 분과(케이엘테크의 김상호 사장)도 5개 분과 회장을 선임했었다.

 그러나 출범 후 8개월 여만인 9월 말 회장단이 돌연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회장단은 표면적으로 클러스터를 이끌고 갈만한 역량이 부족하다며 자질론을 내세워 정중히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만 전 IT클러스터 회장은 “회장단이 각자 기업 일로 너무 바빠 클러스터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기에 무리가 있었다”며 “차후에 클러스터를 잘 끌고 갈 수있는 역량 있는 분들에게 자리를 넘겨주기 위해 사퇴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실질적으로는 그간 지역 IT산업 정책 수립에 미온적인 행보를 보여온 대전시와 전시 행정에 대한 불만이 팽배, 결국 회장단 총 사퇴로 이어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들은 대전시가 지난 2000년 대덕밸리 출범 후 이렇다 할만한 IT산업 발전 로드맵을 단 한번도 제시한 적이 없는데다, 최근 1∼2년 전부터 지역의 핵심 산업인 IT산업보다는 바이오기술(BT)산업에 치우쳐 우선적으로 정책을 수립하는 등 상대적으로 IT산업이 소외돼 왔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더욱이 클러스터 출범 후에는 대전시가 특구 출범에 따른 각종 행사에 전시 행정격으로 회장단과 기업인들을 참석토록 강요, 회장단이 ‘행사 들러리’로 전락했다는 자괴감도 있다.

 회장단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회원사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며 “시의 IT산업 육성에 대한 장기 비전과 로드맵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클러스터가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난처한 대전시=갑작스런 회장단 사퇴에 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는 그러나 회장단에서 일부 왜곡되게 바라본 측면도 있다며 못내 아쉬운 표정이다.

 김창환 대전시 경제과학국장은 “일부 기업인들 사이에서 시가 BT산업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실제와 다르다”며 “최근 기업인들을 계속 만나 잘못 이해된 부분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IT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재차 밝히고 있다”고 해명했다.

 박준병 대전전략산업기획단장은 “IT산업이 대덕의 구심점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며 “향후 IT산업 클러스터는 정체성부터 다시 정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과제=이번 회장단 사퇴를 계기로 대전시와 지역 IT기업인들이 그간의 앙금을 풀고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지역 산업구조와 동떨어진 대전시 행정지원 부서의 조직체계 정비도 시급하다. IT산업과 BT산업 지원 부서가 각각 기업지원과와 과학기술과로 이원화돼 있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산업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다.

 대덕밸리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시가 지역산업 정책에 일관성을 갖고 추진할 수 있는 체계가 이뤄져야 한다”며 “기업인들도 마음을 열고 시와 화합해 특구 발전을 견인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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