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로봇에 갈채 보내는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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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달린 상자 모양의 로봇이 축구경기를 펼치는 로봇축구는 이미 탄생 10년을 맞았다. 이제는 로봇축구에도 휴머노이드가 등장해 볼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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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스포츠 다음은 R(로봇)스포츠.’

 숱한 스타 게이머를 탄생시킨 e스포츠(Electronic Sports)의 성공에 이어 로봇을 활용한 R스포츠가 ‘뜰’ 채비를 갖추고 있다.

 로봇이종격투기 ‘로보원’을 운영하는 장성조 한국로보원조직위원회(http://www.robo-one.or.kr) 위원장은 최근 들어 찾는 곳이 부쩍 많아졌다.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로봇을 테마로 한 행사를 경쟁적으로 개최하면서 로봇격투대회를 유치하겠다는 의견을 앞다퉈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올해 들어 대전·마산 등 지역대회와 로봇피아드 대회, 서울산업대 대회(예정) 등을 화려하게 치러냈다.

 로봇축구도 상황은 마찬가지. 길완제 대한로봇축구협회(http://www.krsa.org) 사무국장은 “기술발전으로 3대 3 게임에서 11대 11 게임으로 진화해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관객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많아졌다”며 “연간 상금도 2억∼3억원 규모에 달해 참가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저변도 넓어졌다. 2003년 로보원 출범시 8개팀 참가에 그쳤던 것이 현재 25개팀으로 늘어났고, 연말쯤엔 30개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참가 수준에 못 미치나 희망하는 팀을 포함하면 50∼100개에 육박한다.

 로봇축구도 96년 6개국 21팀이 참가해 국제대회를 치른 데 비해 최근엔 21개국 96개팀으로 늘어났다. 최근 로봇피아드 전국 예선에는 무려 2000팀 5000여명이 참가해 2∼3년 새 두세 배 늘어난 저변을 확인했다.

 이같이 인기와 저변을 넓히는 데는 TV가 한몫을 했다. SBS스포츠가 전투로봇 대결인 ‘배틀봇(http://www.battlebots.co.kr)’을 중계한 데 이어 MBC게임넷이 로보원을 6회에 걸쳐 방송했고 EBS도 로봇파워 프로그램을 편성해 휴머노이드대회와 배틀로봇 경연을 벌이고 있다.

 MBC게임넷 외주제작사인 구구엔터테인먼트의 김지휘 PD는 “최고 인기종목인 스타크래프트를 제외한 나머지 게임방송에 비해 인기가 좋았다”며 “단순 중계뿐 아니라 오프라인상의 로봇대결과 가상게임을 연계한 다양한 볼거리도 마련하는 등 방송연장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MBC게임넷은 최홍만과 아케보노의 한·일 대결으로 K-1 인기에 불이 붙은 것처럼 내년 1월 STJ글로벌과 함께 로보원 한·일 리그전을 개최해 인기몰이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3월엔 한·중·일 국제대회도 마련된다.

 로봇축구도 상자에 바퀴가 달린 단순한 축구로봇들의 대결에서 한 걸음 나아가 휴머노이드 로봇이 직접 공을 발로 차 경기를 하는 ‘휴로솟(HuroSOT)’ 등의 새로운 종목을 도입하면서 흥행요소를 더욱 가미하는 추세다.

 휴머노이드 ‘마이로’로 각종 대회에 참가하는 오성남씨(명지대 대학원)의 경우 3개 대회에서 우승해 700만원 가량의 상금을 받으면서 R스포츠의 프로게이머 탄생도 점칠 수 있게 한다. 이 같은 가능성을 발견한 서태지컴퍼니 관계사 STJ글로벌 등은 직접 프로모터로 나서 이벤트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전문 해설자도 등장하는 등 R스포츠 등장의 초읽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관계자들은 그러나 앞으로 R스포츠가 제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기업 스폰서의 등장과 좀더 스펙터클한 볼거리 마련 등이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한 회사가 로봇경기 운영권을 사들여 로봇판매와 연결해 사업을 벌이다가 실패를 겪게 되면서 더욱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로봇축구 창시자인 김종환 KAIST 교수는 “지자체나 정부가 주최하는 각각의 대회를 모으고 기업이 스폰서로 나서 큰 형태의 로봇스포츠로 성장시켜야 한다”며 “e스포츠에서 보듯 불만 붙으면 금방 프로게이머도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명규 STJ글로벌 국장은 “e스포츠가 PC방에서 프로리그로 진화하는 데 7∼8년이 걸렸다”며 “R스포츠도 마니아들과 관심기업이 늘어나면 2∼3년 내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홍민 로보원 해설위원은 “선수층이 진학이나 취업에 묶인 학생 위주로 이뤄져 있어 일본처럼 일반인의 참가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e스포츠의 경우 선수가 스타로 부상하지만 R스포츠는 로봇과 선수 두 부분에 관심이 분산돼 스타 탄생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단점도 극복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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