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내년 경영계획 비상

시장 포화에다 규제정책 향방 등 큰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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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통신사업자들이 시장 포화에 따른 정체 현상, 신규 서비스의 시장성 불투명, 마케팅 비용 조절, 규제정책 향방 등 각종 굵직한 변수 탓에 내년도 경영전략 수립에 비상이 걸렸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SK텔레콤·LG텔레콤·하나로텔레콤 등 주요 통신업체는 내년부터 유무선 시장 모두 본격적인 정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투자와 마케팅 비용을 조율해야 하는 등 경영전략 수립에 어느 해보다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유선 분야에서는 PCS 재판매 자율규제를 선언한 KT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예고되면서 하나로텔레콤의 구조조정과 파워콤·종합중계유선(SO) 등 후발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의 공격적인 시장확대 전략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통통신 분야도 발신자번호표시서비스(CID) 요금인하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단말기 보조금 규제 방향과 이에 따른 각사의 마케팅 전략, 상호 접속료 조정 등이 영업전략 수립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KT 고위 관계자는 “숫자놀음을 하지 않는다면 대다수 통신사의 내년 경영은 10% 정도의 마이너스 성장을 각오해야 할 판”이라며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휴대인터넷(와이브로)·고속하향패킷접속서비스(HSDPA) 등 신규 사업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고민이 어느 때보다 깊다”고 말했다.

 KT는 당초 올해 매출이 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에는 11조7000억∼11조8000억원 전후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와이브로 등에 대한 신규 투자 및 살림살이 규모가 애초 계획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5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파워콤은 초고속사업 본격화에 따른 신장이 기대되지만 마케팅·영업비용 증가 부담으로 이익 면에서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하나로텔레콤 역시 올해 1000억원의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내년 초 두루넷과 통합 과정을 다시 한 번 거쳐야 하기 때문에 경영전략 수립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내년 매출이 올해 10조원(예상치)보다는 다소 많겠지만 당기 순익 면에서는 올해 1조8000억(예상치)보다 줄어들거나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텔레콤이 HSDPA·와이브로 등 신규 서비스 투자를 보수적으로 잡을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KTF는 올해 사상 최대인 5조원 가까운 매출에 5600억원 가량의 당기순익이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매출은 정체, 당기순익은 뒷걸음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TF는 특히 조영주 사장 취임 첫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이 확실시돼 내년 경영 목표가 주목된다.

 LG텔레콤은 2000억원에 육박하는 CID요금을 무료화할 경우 각각 2조2000억원 이상과 20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린 매출과 경상이익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내년 마케팅 비용과 3세대 서비스(EVDO 리비전A 등) 부문 신규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신혜선·서한기자@전자신문, shinhs·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