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결제업계의 갈림길

"비약적인 성장이냐, 알맹이 없는 팽창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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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약적인 성장이냐, 알멩이없는 팽창이냐`

유선 인터넷에서 게임 등 소액 디지털 콘텐츠를 결제할 때 이용자가 가장 선호하는 수단인 휴대폰 결제 업계가 갈림길에 섰다. 내년 거래액 기준 시장 규모 1조 원 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최근 업계가 양강 구도로 급속히 재편되면서 내부의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는 실정이다.

 여기에 휴대폰 결제에 있어 소비자를 보호하는 장치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안팎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지금 휴대폰 PG업계는 중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내년 시장 1조 원대 진입 ‘부푼 꿈’=지난 2000년 개시된 휴대폰 소액 결제 서비스는 2004년 총 거래액이 전년 대비 34% 가량 성장한 6300억 원대를 기록했다. 올해 성인 콘텐츠에 대한 정부 단속과 대형 게임 유료화의 지연 등으로 ‘2005년 1조 원대 시장 진입’이라는 연초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2006년에는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이다.

 특히 NHN의 아크로드, 한빛의 그라나도에스파다 등 온라인 대작 게임들이 줄줄이 유료화되는 올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시장이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또 영화표 예매, 공과금 납부 등 기존에 오프라인 결제에 의존했던 부문으로까지 휴대폰 결제 영역은 빠르게 확장되는 추세이다.

 ◇제살깎기식 경쟁, 안으로 곪는 업계=이처럼 시장은 양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나 휴대폰PG 업계의 수익률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재 SK텔레콤·LG텔레콤·KTF 등 이동통신 3사와 연동해 휴대폰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모빌리언스·다날·인포허브·조원정보·파네즈 등 5개사.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3강 구도가 유지됐으나 하반기 들어 모빌리언스·다날의 양강 구도로 재편이 급속히 진전 중이다.

 현재 모빌리언스와 다날이 각각 47∼48%, 42∼43%, 인포허브가 10% 안팎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시장 재편 과정에서 휴대폰PG가 콘텐츠제공업체(CP)로부터 받는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제살깎기식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3강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인포허브와 1위 다툼을 벌이는 두 업체까지 가세해 수수료를 상식 이하 수준으로 깎아내리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업계가 공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 경쟁·소비자 보호 양대과제=내부의 출혈 경쟁 외에도 휴대폰PG 업계는 올들어 개인정보보호 등 소비자 권리 확보가 핫 이슈로 부각되면서 정부·국회·시민단체 등으로부터 ‘규제 장치를 마련하라’는 강력한 요구에 직면했다.

 업계는 나름대로 보호 수단을 강구했으나 여전히 성인 콘텐츠 인증 및 개인정보 도용 등에 따른 피해가 속출한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올 연말까지 휴대폰 결제 별도 민원 접수 센터 구축 등 종합적인 대안을 마련 중이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만 5년을 넘어선 휴대폰 결제 업계가 이제는 공정 경쟁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며 “이를 실천하는 것이 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한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