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의 중신 국가사이버안전센터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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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테헤란로 한 고층 건물에 위치한 국가사이버안전센터(NCSC:National Cyber Security Center) 상황실. 벽면을 가득 채운 한반도 지도엔 잔잔한 초록색 불빛들로 가득차 있다. 평화로운 모습이다. 그런데 갑자기 아무 변화가 없던 지도에 대전 지역을 중심으로 파란색 불빛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비상이다. 파란색은 사이버위협 경보 중 ‘관심’을 표시하는 경고등이다. 평상시의 초록색 불빛이 파란색으로 바뀐 것은 그 지역에 심각한 컴퓨터 웜·바이러스 및 해킹이 출현했다는 의미다. 설상가상으로 파란불빛이 출현한 곳은 우리나라 주요 시스템이 집중돼 있는 대덕 연구단지다.
관제센터 직원들의 손놀림이 빨라졌다. 여기저기에서 전화가 폭주한다. 파란색 불빛이 등장한 지 1분이나 지났을까. 대전지역에만 국한됐던 파란색 경보가 충청도 전역으로 빠르게 번져간다. 관제센터 곳곳에서 조치를 내리는 전화 목소리도 급박해진다. 상황실에 팽팽한 긴장감이 확산된다. 잠시 후 확산 일로에 있던 파란색 불빛은 하나둘씩 초록색으로 바뀌어 간다.
지난 14일 인터넷 강국의 사이버 안전을 책임지는 NCSC를 찾았다. 24시간 365일 휴일 없이 운영되는 NCSC 상황실에는 20여명의 관제 요원이 우리나라 전체의 이상 트래픽을 감시하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NCSC 상황실은 정부고속망 등 27개 망 150여개 기관의 전산망과 연동해 해킹 등 각종 보안 이벤트와 트래픽 등을 수집 분석하는 종합 분석처리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첩보 영화에서 본 듯한 대형 스크린에 국내 지역별 사이버 공격 여부와 상위 10대 공격 리스트 및 해당 포트, 해외 국가별 국내 사이버 공격 현황 등 시시각각 새로운 정보가 표출되자 관제 요원들의 손길이 더욱 바빠진다.
NCSC는 지난 2003년 1월 25일 인터넷 마비로 엄청난 혼란을 겪은 후 범국가 차원의 사이버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만들어졌다. 노무현 대통령은 1·25 대란을 계기로 사이버 공격에 대한 대응이 기관별로 흩어져 있고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문제점을 파악, 국가정보원을 중심으로 범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하도록 했다. 이제 모든 국가 차원의 사이버 침해에 대한 책임은 NCSC가 지게 된 것이다.
민·관·군을 총 망라하는 범국가 차원의 사이버안전업무 총괄기구인 NCSC는 국정원과 국가보안연구소, 한국정보보호진흥원, 국내 정보보호기업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관제시스템을 만들고 정부고속망과 산하기관의 전산망을 모두 연동한 국내 정보보호 기술력의 집결 장소다.
NCSC는 마치 정보보호와 관련된 정부청사와 같이 구성돼 눈길을 끈다. 센터에는 관련기관 간 원활한 협조를 위해 방마다 재경부와 국방부·행정부·정통부·대검찰청·경찰청 6개 부처 파견 공무원이 함께 근무하고 있고, 민간 정보보호 기관인 한국정보보호진흥원과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함께 합동근무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윤석구 센터장은 “우리나라의 보안관제능력은 선진국에서 놀랄 정도로 뛰어나지만 우물 안 개구리가 돼서는 안 된다”며 “알려지지 않은 공격에 대한 발빠른 수집과 새로운 대응 기술의 적용 등을 통해 민·관·군의 사이버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향후 보안관제시스템의 자동화와 지능화를 추진하고 사이버 위협정보 수집 대상을 현재의 200여개에서 500개로 확대할 것”이라며 “첨단 기술연구개발은 물론이고 선진국과 국제협력체계를 확대해 국가 사이버 안전 종합보안서비스 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
사이버안전관리체계
대통령
국가사이버안전전략회의
의장:국가정보원장
위원:외교, 법무, 국방, 행자, 정통부 차관 및 NSC 사무차장 등
국가사이버안전대책회의
의장:국가정보원 2차장
위원:관계부처 실국장 등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정부투자기관/정부산하기관/연구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