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엄청난 호평을 받았던 X박스용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킹덤 언더 파이어: 더크루세이더즈’의 후속작이 소리 소문없이 발매됐다. 이 게임은 ‘히어로즈’라는 타이틀로 전작에 등장했던 영웅 캐릭터들의 개인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작품이다.
원작이 유저들의 많은 관심속에 발매돼 좋은 결과를 보였던 것과 달리 이번 ‘히어로즈’는 시장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다. 이 게임도 나름대로 완성도와 작품성을 갖춘 작품이지만 전작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최대 약점이다.
더 게임스의 크로스리뷰팀은 “뛰어난 처녀작에 놀랐고 평범한 후속작에 또 놀랐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광섭 엔게이머즈 팀장은 원작을 플레이했다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개발사: 판타그램 유통사: 판타그램 장르: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플랫폼: X박스
최근 판타그램에서 출시한 ‘히어로즈’는 ‘킹덤 언더 파이어: 더크루세이더즈’의 후속작이다.
PC 패키지에서는 확장팩이라는 유저 서비스 차원의 게임이 종종 제작되지만 콘솔 게임은 그 특성상 확장팩은 만들 수 없다. 하지만 이번 ‘히어로즈’는 확장팩 개념의 후속작으로 원작의 재미에 플러스를 하고 싶은 유저를 위해 완성된 것이다.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답게 유저는 자신의 영웅 캐릭터와 부대를 이끌고 적군을 물리쳐야 한다. 콘솔 게임의 최대 한계를 게임 패드로 극복하고 나름대로 전략적 요소를 곳곳에 배치해 액션과 퍼즐의 재미를 동시에 추구했다. 또 멀티플레이도 수월하게 가능해져 3대3까지 동시 플레이가 이뤄진다.
그러나 확장팩이라는 성격에도 불구하고 전작에서 불만 사항으로 지적됐던 요소만 수정해 별다른 특징이 없어 유저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종합: 7.7 그래픽: 7.6 사운드: 7.6 조작성: 7.3 완성도: 8 흥행성: 7.3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을 만드는 작업은 무척이나 어렵다. ‘듄’에서 시작된 이 장르는 ‘커맨드 앤 컨쿼’와 ‘스타크래프트’를 통해 전성기를 누렸다. 숱한 아류작이 만들어졌으나 성공확률이 낮았던 이유는 제작상의 어려움이다. 이 장르는 2개 이상의 종족 혹은 세력이 등장하는게 기본이다. 그리고 그 내부에는 많은 수의 유니트가 존재한다.
유니트들은 각각 개성적인 외형과 무기를 지니고 있으며 종족이 다르면 유니트의 성격도 완전히 달라진다. 또 유저가 선택한 진영이 불리하지 않도록 모든 유니트간의 밸런스가 유지돼야 한다.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 개념이 적절히 포함돼야 플레이가 재미있는 법이다. 게다가 게임의 특성상 키보드와 마우스가 아니면 플레이가 곤란하기 때문에 콘솔 게임에서는 왕따 당한다.
그런데 이를 극복한 게임이 바로 ‘킹덤 언더 파이어: 더크루세이더즈’였다. 도저히 국내 업체가 만들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완성도와 재미를 지닌 이 게임은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일년이 지나 원작의 광채를 등에 업고 후속작 ‘히어로즈’가 발매됐다. 문제는 이 작품이 뛰어난 게임의 후속작이라는 점이다.
게임은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한 단계 상승한 기술과 재미를 반드시 필요로 한다. ‘히어로즈’는 분명 잘 만든 X박스용 게임이지만 왠지 허전한 느낌을 감출 수 없다. 원작에서 지적됐던 멀티플레이와 레벨 노가다 시스템 등이 개선됐고 영웅 캐릭터의 뒷 이야기가 드러났다.
몇 가지 눈에 띄는 단점이 있지만 이 정도면 훌륭한 작품이라는 것에 이의가 없다. 하지만 일년 동안 뭘 했는지 궁금하다. 후속작은 원작의 엔진으로 몇 가지 구성만 고치고 콘텐츠만 나열하면 끝이 아니다. 뭔가 부족했던 점을 보충하고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줘야만 하는데 오히려 더 허전하다.
종합: 7.4 그래픽: 8 사운드: 7 조작성: 7 완성도: 8 흥행성: 7원작이 보여준 완성도가 워낙 높았다. 국산게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퀄리티였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던 ‘킹덤 언더 파이어: 더크루세이더즈’. 그래서 이번에 발매된 ‘히어로즈’를 무덤덤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확장팩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고려해야 하지만 말 그대로 원작을 단순히 확장만 시킨 실망스러운 구성은 그만큼 원작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다.
하지만 원작을 재밌게 즐겼다면 ‘히어로즈’ 역시 그에 못지 않은 만족감을 선사하는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특히 전작의 가장 큰 아쉬운 점으로 꼽혔던 부대초기화 기능의 추가로 막히는 미션에서 부대를 정비해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레벨업용 스테이지라고 할 수 있는 ‘미확인 미션’ 역시 레벨노가다가 필연적이었던 원작의 맹점을 해결해주는 발전이다. 전체적으로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은 전작의 난이도를 대중적 수준으로 풀어내고 단점을 보완해 완성된 느낌이랄까.
옷 매무새를 제대로 갖춘 ‘히어로즈’의 발전은 반가울만한 일이지만 뒤끝이 걸리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성우의 변경으로 일부 캐릭터의 경우 전작의 성우와 서로 다른 목소리가 겹쳐나오는 부분이라든가, 특정 미션을 진행할 때 배경음악이 전혀 나오지 않는 부분은 얼핏 사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플레이 시간이 늘어날수록 불만이 고개를 든다. 국위선양의 선봉에 선 타이틀다운 깔끔한 뒷마무리가 아쉬울 따름이다.
종합: 8 그래픽: 8 사운드: 8 조작성: 8 완성도: 9 흥행성: 7지금까지 RTS는 PC로 하는 게임으로 치부돼 왔다. 그도 그럴 것이 ‘C&C’ ‘스타크래프트’ 등 PC에서 내로라하는 작품들이 콘솔로 이식된 후에는 냉랭한 반응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재미있고 완성도 높은 PC용 RTS라 하더라도, ‘단순 이식’으로는 콘솔에서 제대로 된 재미를 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제대로 된 콘솔용 RTS의 가능성은 드림캐스트의 ‘헌드레드 소드’가 보여줬고 2003년 발매된 ‘고블린 커맨더’가 그 뒤를 이었다.
그리고 2004년 10월 ‘킹덤 언더 파이어: 더크루세이더즈’가 발매됐다. 무려 4년 이상의 개발 기간을 통해 만들어진 이 순수 국산 게임은 액션과 RTS를 적절히 혼합한, 그리고 콘솔에 맞는 RTS로서의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며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다만 멀티플레이가 중요한 요소인 RTS임에도 불구하고, X박스에는 X박스 라이브라는 강력한 멀티플레이 지원이 있음에도, 멀티플레이가 상당히 부족했다.
그리고 후속작 ‘히어로즈’가 등장했다. 이번 작품은 일종의 외전격인 작품으로, 전작이 큰 줄기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펼쳐진다면 ‘히어로즈’는 그 전장을 풍미했던 여러 영웅들 하나하나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점으로 지적됐던 멀티플레이 역시 대폭 향상돼 더 이상 멀티플레이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3대3 까지 지원한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또 게임의 전체적인 완성도 면에서도 더 뛰어나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아무래도 외전격인 작품이기에 ‘더크루세이더즈’를 해 봤느냐, 그렇지 않았느냐에 따라 재미의 농밀함이 매우 다르다는 점은 양날의 검이다.
종합: 7.6 그래픽: 7 사운드: 8 조작성: 7 완성도: 8 흥행성: 8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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