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정보통신 기업들의 한국 견제가 시작됐다.
우리나라 차세대 통신산업으로 주목받는 휴대인터넷 와이브로 기술규격이 ‘고정형 와이맥스(IEEE 802.16d)’ 국제 표준과 사실상 결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와이브로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표준화가 진행중인 ‘이동형 와이맥스(IEEE 802.16e)’ 규격이 제정과정에서 고정형과 호환되지 않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고정형 와이맥스 기술표준과 와이브로 표준이 호환될 수 있다던 당초 예상과 크게 엇갈리는 것이며, 특히 최근에는 ‘이동형 와이맥스’ 표준제정이 늦춰지면서 이마저도 와이브로 규격과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달 공개될 이동형 와이맥스 기술표준이 와이브로를 필수 요구사항에 반영하지 않을 경우 와이브로는 자칫 국내 독자 표준으로 고립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와이맥스 기술표준을 주도하는 와이맥스포럼 사무국을 맡고 있는 미국 텔레시스와이어리스 소속 김제우 박사는 12일 “(현재 초안대로라면) 한국의 와이브로나 이동형 와이맥스 모두 기존 고정형 와이맥스 기술규격과 호환이 불가능하다”면서 “시스템 간 호환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이동형과 고정형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듀얼모드 장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와이브로 규격이 현재 미국 등 해외에서 서비스 상용화 단계에 이른 고정형 와이맥스와 호환되지 않을 경우 내년 상반기 국내에서 상용화되더라도 해외 진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이동형 와이맥스 기술표준의 제정이 지연되는 가운데 이 또한 국내 와이브로 기술표준을 의무사항으로 포함하지 않을 경우, 와이브로는 국내용으로 고립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와이맥스포럼과 회원사들은 당초 지난 여름 이동형 와이맥스 표준규격을 제정하려 했으나 현재 초안만 완성한 채 다음달 공개를 앞두고 막판 조율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형 와이맥스 표준의 경우 2년 전부터 KT·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이 주도하면서 와이브로 기술 규격을 필수 요구사항으로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추진돼 왔다.
정보통신기술협회(TTA) 측은 “와이브로 기술표준과 고정형 와이맥스 표준이 호환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동형 와이맥스 표준제정 논의에 참여중인 SK텔레콤 관계자도 “(해외 업체들과) 충분한 사전 공감대는 있었지만 만약 와이브로가 필수사양으로 포함되지 않는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와이브로 진영이 상용화 일정을 서두르고 있지만, 향후 세계 시장 진출을 고려하면 현재 진행중인 국제 표준화 논의를 예의 주시하며 초기 시장진입 전략을 새롭게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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