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공기업, 자가통신설비 경쟁적 확대

 건교부에 이어 각 지방자치단체 및 공기업에서 자가전기통신설비를 확대 구축, IT 인프라 중복투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자체들이 통신부분을 법인화하거나 기간사업자에게 매각해야한다고 지적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올해 수도권 국토 ITS 구축사업을 확정하고 오는 12월까지 54억 원을 전액 국고로 조달, ITS 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올해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의 수도권 ITS 구축사업 외에도 올해는 대전권, 내년은 부산권, 2007년 수도권, 2008년 대전권·대구권, 2009년 강원권·광주권 등에서 향후 4년간 약 2000km의 자가전기통신설비를 경쟁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국도 6호선 구리IC∼양평 24Km, 45호선 팔당∼답내리 17Km, 시도 189호선 하남∼팔당 3Km 등 총 44Km 구간에 ITS 시스템 현장 설비 및 자가전기통신설비(유무선 자가통신선로)를 구축할 계획이다.

계획이 확인된 건교부 및 지방국토관리청의 ITS 구축사업 외에도 한국도로공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및 각 지방자치단체(서울, 부산, 인천 등)에서 국도에 자체적으로 설치하는 통신설비까지 포함하면 자가전기통신시설의 규모는 더 커진다.

지자체 및 공기업에서 자가전기통신시설이 확대되고 있는 이유는 각 지자체들이 △연 55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고정비(통신비) 절감 △내부 조직 확대 △교통 통합 서비스에 대한 주도권 확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가전기통신설비는 신고사항일 뿐 사실상 정통부의 감독에서 벗어나 있어 계속적 시설확장이 가능하다. 고속도로와 국도용 교통정보센터를 별도로 설치하여 운영할 경우 교통정보센터 건립 및 운영·유지에 이중으로 비용이 발생, 비효율적인 상황이다. 또 해당 공기업이나 지자체의 회선 수요를 감소시켜 전용회선사업자의 매출 감소도 예상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수요를 훨씬 초과하는 자가 설비가 구축돼 국가 전체적으로 통신시설의 중복투자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종걸 의원(열린우리당)은 “통신 주무부처인 정통부 규제를 벗어난 설비이기 때문에 시설규모 관리 및 운영실태 감독 부재가 예상된다”며 “공기업과 지자체가 관련 부처와 협의를 거쳐 공기업들이 자가 설비 부분을 별도 법인화하거나 기간통신사업자에 매각토록 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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