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컴퓨팅 업체와 범용칩 업체들이 서버 프로세서 주도권 확보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소형 x86 계열 서버에 칩을 공급했던 인텔과 AMD 등 범용칩 업체가 최근 IBM·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중대형 컴퓨팅 서버 업체들이 장악한 엔터프라이즈 서버 시장을 겨냥, 차세대 신형 칩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서버 1위 업체인 한국HP가 인텔 칩을 전략적으로 탑재, 범용칩 진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범용칩 업체들은 중대형 서버 시장을 PC 시장처럼 범용화하려는 전략인 반면, 중대형 컴퓨팅 업체들은 프로세서를 통해 고유 아키텍처를 구현하려는 방침이어서 양 진영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
◇범용칩 “공격 앞으로”=범용칩 진영에선 AMD코리아가 지난달 말 서버 및 워크스테이션에 쓰이는 듀얼코어 옵테론 프로세서 3종을 내놓으며 먼저 시장 포문을 열었다. 이에 뒤질세라 인텔코리아도 이번주 듀얼코어 칩을 출시,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에 나선다.
x86(범용) 시장을 놓고 경쟁했던 인텔과 AMD가 이제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는 두 회사의 신형 칩이 유닉스 서버와 메인프레임 시장을 직접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박용진 AMD코리아 사장은 “듀얼코어 칩은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시장을 노린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x86 계열 서버의 패러다임이 64비트로 전환하면서 범용칩의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엔터프라이즈 서버 칩 시장 진입은 서버 시장의 판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IBM과 한국썬이 독자 칩을 보유하고 있으나, HP는 인텔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프로세서를 조달받고 있다. 범용칩 벤더의 영향력 확대는 IBM과 한국썬의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엔터프라이즈 업체들 “범용칩은 한계 있다”=한국IBM과 한국썬은 범용칩의 한계를 지적하며 수성에 자신 있다고 밝혔다. 범용칩은 갈수록 복잡해지는 컴퓨팅 아키텍처를 집적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이에 따라 하이엔드 분야는 서버 벤더가 그리고 로엔드 분야는 범용칩 벤더가 장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HP는 결국 로엔드 서버 벤더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는 게 한국IBM과 한국썬의 전망이다.
김근 한국썬 전무는 “중대형 서버 벤더에 칩은 자사만의 고유한 아키텍처를 만들어가는 고유 전략”이라면서 “HP의 탈락으로 IBM과 선이 컴퓨팅 아키텍처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IBM과 한국썬은 최근 범용칩 업체들의 엔터프라이즈 시장 진출 견제를 위해 기존 칩을 업그레이드한 프로세서를 탑재한 서버를 내놓으며 시장 수성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IBM의 서버 아키텍처를 바꾼 P5칩을 탑재한 서버를 출시한 한국IBM은 최근 이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P5+를 장착한 서버를 출시했다.
한석제 한국IBM 전무는 “새로 출시한 파워5+ 시스템 제품군은 미션 크리티컬한 애플리케이션의 속도, 성능 및 가치를 높이기 위해 더욱 빠르고 효율적인 성능을 제공한다”며 범용칩과의 차별화를 선언했다.
◇성능경쟁 치열=업계 전문가들은 양 진영의 경쟁은 성능 경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대형 컴퓨팅 업체는 범용칩 벤더에 밀릴 경우 PC처럼 칩 벤더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고, 반면 범용 칩 업체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지 못하면 엔트리 레벨에 머물 수밖에 없다.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벌이는 이유다.
전인호 한국HP 상무는 “중대형 컴퓨팅 업체들이 범용칩의 엔터프라이즈 서버 시장 진입을 원천적으로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양 진영이 본격 기술 경쟁을 개시했다”고 설명했다.
김근 한국썬 전무는 “독자 칩을 보유한 중대형 컴퓨팅 업체들이 칩 벤더와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차세대 칩 발표를 서두를 것”이라면서 “범용칩 진영과 차별된 기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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