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종합팹센터 운영 `주먹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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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나노기술(NT) 융합연구장비 서비스 시설인 나노종합팹(fab)센터의 장비들이 산·학·연 실수요를 반영하지 못해 이용실적이 저조하고, 수의계약 비율도 지나치게 높아 예산집행 효율성을 떨어뜨린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과학기술부 감사실에 따르면 나노종합팹센터는 200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686억원을 들여 연구장비 146대를 구매했으나 실수요자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나머지 서비스 제공용 장비 108대 중 24대의 이용 실적이 없어 이용률이 77%(84대) 수준에 그쳤다.

 또 계약금액 686억원을 기준으로 85%가 수의계약을 통해 장비를 구매함으로써 비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외산장비 94대(378억원어치)를 들여오면서 모두 수의계약함으로써 공개입찰을 통한 예산절감효과를 아예 외면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장비 세부 사양을 결정하면서 산·학·연 전문가들을 고루 참여시키지 않은 채 나노종합팹센터 관계자와 하이닉스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결정하고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비 목록을 심층 분석하지 않은 채 자문위원회와 설문조사를 통해 확정하는 등 공식적이고 체계적인 심의기구를 운영하지 않은 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이와 함께 외산 장비를 들여오면서 나노종합팹센터 구매부서가 아닌 사업부서가 직접 계약을 체결하면서 외자구매 관련 규정을 위배한데다 가격협상과정이 생략돼 예산낭비를 초래했다는 게 과기부 감사실의 분석이다.

 심지어 외산장비 계약시점(378억원)과 정산시점(365억원) 사이 환율하락에 따른 차액 13억원을 별다른 계획 없이 쌓아놓기만 하는 등 곳곳에서 비효율적인 예산집행의 허실이 밝혀졌다.

 과기부 관계자는 “오는 2010년까지 1154억원을 장비구입에 사용할 예정인데, 이는 나노종합팹센터 구축사업 총예산인 2900억원의 40%에 달할 정도로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심의와 구체적인 수요조사를 거쳐 장비 목록과 사양을 결정하도록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예산 절약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장비구매 수의계약 비율을 낮추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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