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회사 지분 매각 대금의 80% 이상을 직원들을 위해 내놓은 벤처기업 사장이 화제다.
통신장비 전문업체인 우전시스텍의 이명곤 사장(45)이 바로 그 주인공. 일본에 100메가 VDSL 장비를 수출하며 주목받아온 이 사장은 지난 28일 무한투자에 지분 13.04%(147만주)를 48억원에 매각했다.
잘나가던 회사 대주주가 갑작스럽게 자신의 지분 대부분을 내놓은 것은 직원들에게도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이런 오해는 매각 대금의 직원 분배를 통해 명쾌하게 해결됐다.
“지난 10여년 간 개인적으로 많이 지쳤습니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회사의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데 한계를 느꼈고,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회사가 성장하길 바라기 때문에 매각을 결정했습니다.”
급작스런 매각에 대해 이 사장이 밝힌 사연이다. 그는 아직 70만주 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2대 주주로 회사에 남아 영업 분야에서 회사 발전에 일조할 생각이다.
이번 무한투자로의 지분 매각 대금 48억원과 다른 상장사에 매각한 지분 대금을 합쳐 이 사장 개인은 65억원 정도의 현금을 보유하게 됐다.
“매각 대금 중 50억원 정도를 계열사 포함, 100여명의 전 직원에게 나눠줄 생각입니다.”
매각 공시를 한 뒤 이틀 만인 30일 오전 전 직원 조회에서 한 말이다. 각종 세금 등을 제외한 60억원 중 50억원을 직원들에게 내놓은 것이다.
“회사를 키워온 것은 사장 하나만의 노력으로 가능했던 것은 아닙니다. 직원 하나하나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입니다. 그 열매를 직원들과 나누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앞으로 계속 일하면서 회사에서 월급도 받을 텐데 노후 대비 자금으로 10억원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미 회사 고문 변호사와 협의, 관련 조치도 마무리한 상황이다. 단 앞으로 2년간 50억원을 제 3의 기관에 예탁, 그 이후에 직원들에게 이 돈을 지급하도록 했다. 앞으로 회사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해 달라는 의미다.
이 사장은 “저를 포함해 대주주인 무한투자와 전 직원이 힘을 합쳐 현재 시가총액 300억원인 회사를 향후 2년 내에 3000억원 규모의 회사로 키워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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