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30년 "윈도는 가라, 서비스가 먹여살린다"

패키지SW는 점차 소멸, 전문 서비스 회사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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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창립3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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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23일(현지시각) 창사 30년 기념 파티를 가지며 새로운 도약 의지를 다졌다. MS의 창사 30년 기념과 때맞춰 전문가들은 “MS가 이제는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앞으로의 30년은 패키지 소프트웨어가 아닌 서비스가 MS를 먹여 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는 서비스에 달려 있다=지난 1975년 창립된 MS는 PC를 작동시키는 기본 소프트웨어인 윈도를 바탕으로 30년간이나 세계 컴퓨팅 시장을 호령해 왔다. 윈도는 세계 데스크톱PC용 OS 시장에서 현재 90% 이상을 차지하며, 애플의 맥 OS와 리눅스 OS보다 한참 앞서 있다. 윈도의 승승장구를 바탕으로 이 회사는 연간 매출 400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당분간 데스크톱PC 시장에서 윈도의 절대 우세가 깨지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세계 컴퓨팅 시장에 새로운 물결이 도래하면서 MS도 이제 ‘윈도’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미 세계 컴퓨팅 시장은 웹을 중심으로 새로운 판도가 형성되고 있다. 웹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다. 또 비용 절감이 화두로 부상하면서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점차 쇠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신 수요자(기업)가 사용한 만큼 비용을 내는 서비스 방식이 부상하고 있다.

 애널리스트 등 IT 전문가들은 “MS를 IT왕국으로 만든 패키지 소프트웨어가 갈수록 매력을 잃을 것”이라면서 “MS의 미래 30년은 소프트웨어가 아닌 서비스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주피터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조 윌콕스는 “윈도를 바탕으로 성공신화를 일군 MS가 이제는 오히려 성공의 희생양이 될지도 모르는 중요한 시점에 서 있다”면서 “MS는 이제 새로운 변화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IDC 부사장 겸 시스템 소프트웨어 애널리스트인 댄 쿠스네츠키도 “오늘날 MS를 제왕으로 만든 패키지 소프트웨어는 점차 소멸될 것”이라면서 “윈도의 성공을 넘어서기 위해 MS가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MS 전문 기술그룹인 디렉션온 마이크로소프트의 애널리스트 로브 헬도 ‘소프트웨어 회사 MS’가 아닌 ‘서비스 회사 MS’를 주문하면서 “PC와 인터넷 탄생이라는 두 가지 큰 사건 때문에 윈도가 크게 발전했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기 힘든만큼 MS는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발빠른 대응 나선 MS=MS도 서비스가 자사의 차세대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신속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최근 기존 7개 부서를 3개로 줄이면서 서비스 사업을 강화한 것은 이를 잘 말해 준다.

 MS의 서비스 사업은 한때 표계산 프로그램의 대명사였던 ‘로터스’를 개발한 레이 오지가 총괄하고 있는데 그는 “현재의 라이선스 방식도 서비스에 맞춰 정비하겠다”면서 “앞으로 모든 전략이 서비스 중심으로 수립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지는 MS의 최고기술임원(CTO)이기도 하다. MS가 최근 통신서비스 개발 회사인 텔레오를 인수한 것도 서비스 사업 강화 일환이다. 이 회사는 인터넷을 통해 PC로 음성전화를 걸 수 있는 기술에 대해 일가견이 있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