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세 확산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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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올 초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주지역 최대 정보통신전시회 ‘CTIA 2005’에서 3.5세대 휴대인터넷 기술인 와이브로(WiBro) 기술을 성공적으로 시연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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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고속 광대역 무선인터넷의 새 주자 ‘와이브로(WiBro)’가 글로벌 시장으로 빠르게 세(勢) 확산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최근 미국 스프린트 넥스텔에 기지국 장비·단말을 수출하기로 계약한 데 이어 이달 말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는 우리나라 업체들이 제안한 ‘와이브로’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802.16e 표준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IEEE 802.16e 표준이 완료되면 더는 기술 제안이 이뤄질 수 없기 때문에 먼저 제안하고 상용화가 빠른 우리나라가 시장에서 지배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여세를 몰아 LG전자·포스데이타 등 국내 장비업체들은 개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KT·SK텔레콤 등 서비스업체는 상용서비스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세계적 통신장비·단말업체인 모토로라가 최근 802.16e 진영에 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IEEE 802.16e 표준 이달 말 완료=IEEE는 이달 말 초고속 광대역 무선인터넷 새 표준 802.16e를 마무리짓는다고 발표했다. 표준 작업이 마무리되면 핵심 기술 규격은 물론이고 기지국과 단말 간 무선 인터페이스 등이 확정된다. IEEE는 최종 표준안을 11월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남은 작업은 PHY·MAC 등 물리계층 관련 기술 확정, 응용 프로그램 간 호환성 확보, 서비스를 위한 프로파일 확정 등이다. 이는 상용화에 필요한 세부 규격들이기 때문에 누가 먼저 상용화하느냐에 따라 자연스럽게 표준화돼 따라가는 게 통례다.

 ‘와이브로’가 주목을 받는 것도 802.16e 표준을 기반으로 내년 4월 가장 앞서 상용화하는 데다 장비·단말도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준비해 세부 규격들까지 선도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 속속 참여=802.16e 표준이 완료되고 우리 업체들의 상용화 속도가 빨라지자 각국의 메이저 서비스·장비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졌다. IMT2000서비스에서 큰 빛을 보고 있지 못하는 BT·KDDI·스프린트 등 다국적 서비스사업자들이 초고속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802.16e 표준으로 해결해 나가려는 것. 이는 HSDPA를 주도하고 있는 3GPP보다 표준화가 빠르고 무선랜(Wi-Fi)을 대체할 고정형 무선인터넷(802.16d)보다 이동성이나 속도에서 크게 앞서면서 참여업체가 늘고 있다.

 모토로라는 최근 차세대 무선 광대역인터넷으로 준비하던 802.16d를 포기하고 802.16e를 기반으로 한 기지국과 단말을 내년 2분기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노키아·노텔·삼성전자·LG전자 등 장비업체에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와이브로냐, 모바일 와이맥스냐=‘와이브로’가 생존하기 위한 또 하나의 장벽은 ‘모바일 와이맥스’. 802.16e 표준을 똑같이 따르면서도 인텔을 중심으로 별도의 세력화를 주도중이다. 그러나‘모바일 와이맥스’가 아직 기술 규격이 정립되지 않은 데다 상용화 일정도 ‘와이브로’보다 최소 6개월 이상 늦어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아직까지는 와이브로가 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KT·삼성전자 등 우리 업체들은 오는 11월 APEC 시연을 중심으로 성공적인 상용화에 안착해 시장의 분위기를 확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고종석 KT 상무는 “표준이 완료된 만큼 승부는 시장에서 가려질 것”이라면서 “‘모바일 와이맥스’ 세부 규격을 와이브로와 통일시키는 작업을 통해 사실상 802.16e 시장을 선도해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