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뮤’ 386전도사 변성주씨

MMORPG는 중독성이 강하다. 마치 현실세계를 고스란히 옮겨 놓은 것 같기 때문이다.

한번 재미를 붙이기 시작하면 날 밤을 새기가 예사다. 특히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영웅’의 꿈을 게임세상에서 이룬다면 현실로 귀환하지 않는 영웅, ‘폐인’이 되기 쉽상이다.

‘뮤’ 열혈 게이머 변성주씨(40)도 한 때 게임에 빠져 잠못이루는 밤이 많았다. 하지만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그가 선택한 것은 게임과 현실의 연동이다. 게임에 빠져 지내기 보다 게임을 통해 친구도 사귀고, 가족이나 직장동료들과 함께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현실속 윤활유’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절대흑마법 루네’라는 법사캐릭터로 ‘뮤’ 대륙을 종횡무진하는 변씨는 자신이 속한 길드 ‘임페럴’에서 ‘난다 변’으로 통한다. 지난해 처음 ‘뮤’를 시작했을 때 워낙 레벨업이 빠른데다 마침 변씨의 캐릭터명도 ‘난다 변’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난다 변’이라는 캐릭터명을 사용하지 않는 요즘도 그를 ‘난다 변’으로 기억하는 것은 그 만큼 실력이 출중하기 때문이다. 그가 키우는 법사캐릭터는 383레벨으로 길드에서 법사캐릭터로는 최강이다.

# 뮤 대륙 ‘난다 변’ 아세요

“MMORPG에 대해 전혀 모르던 제가 ‘뮤’를 시작하게 된 것은 게임 인터페이스가 너무 쉬웠기 때문이에요. 조금만 복잡했다면 아예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겁니다. 게임이 쉬우니까 욕심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한달정도 열심히 자료 수집하고 어떻게 하면 빨리 레벨업을 할 수 있을까 연구했죠. 그렇게 하니까 남들이 일주일 걸릴 것을 하루만에 해결할 수 있는 나만의 비법이 생기더라구요.”

변씨는 게임을 무턱대고 하기보다는 사전준비를 철저히 한다. 한 때 광고기획자로 지낸 ‘직업병’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뮤’와 관련된 정보를 모아 파일로 묶은 자료집도 벌써 7권이나 됐다. ‘난다 변’이라는 별명도 미리 알고 시행착오를 줄이다보니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다.

# 현실로 귀환하는 영웅

그가 ‘뮤’를 처음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다. 광고대행사에서 건설업체 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 계기가 됐다. 건설업체 대표가 ‘뮤’ 마니아였기 때문이다.

“사장님이 재미있다고 해서 처음에는 망설였어요. 그동안 게임하면 인터넷 고스톱이나 포커 정도 즐겼는데, MMORPG는 어려울 것이라고 겁부터 먹고 엄두도 못냈거든요.”

하지만 철저한 사전준비 끝에 ‘뮤’ 대륙을 종횡무진하면서 순식간에 ‘뮤’ 마니아 대열에 합류했다. 그가 ‘뮤’ 예찬론을 펴면서 사무실 동료들도 하나 둘 ‘뮤’를 즐기기 시작했다. 길드 ‘임페럴’ 오프라인 모임에 사장과 직원들이 업무를 끝내고 함께 참가하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그의 ‘뮤’ 사랑은 가정으로도 이어졌다.

주말이면 아내와 아들, 셋이서 외식을 하고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이 이제 일상이 됐다. 애써 키운 방성기사 캐릭터에 ‘여보 사랑해요’라는 닉네임을 붙여 아내에게 선물하는가 하면 아들에게는 힘기사를 주기도 했다.

“평일에 게임을 거의 못하는 아들은 PC방에서 아빠와 함께 게임을 즐길 때가 가장 신난다고 해요. 잘만 이용하면 게임만큼 가족애를 돈독하게 해주는 것도 없는 것 같아요.”

# 커뮤니티가 더 재미있다

변씨는 요즘 하루에 2-3시간 정도 ‘뮤’를 즐긴다. 그것도 바쁠때는 건너 뛸 때도 있다. 한 때는 하루 10시간 이상 게임에 몰입했지만 이젠 그럴 필요를 못 느낀다. 게임에 갇혀 있는 것보다 게임과 현실을 소통하면 게임이 훨씬 재미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의 매력은 게임 그 자체보다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재미가 남다르다는 거에요. 게임 속 커뮤니티가 현실 속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면 삶이 훨씬 다이내믹해지죠. ‘뮤’가 좋은 것은 30-40대 유저가 많다는 거에요. 비슷한 또래가 많다보니 그야말로 격없는 친구로 발전하곤 해요.”

실제 그의 휴대폰에 저장된 전화번호 가운데 50여명은 길드원들이다. ‘뮤사모지존’ ‘인터컴03’ 등 이름 대신 캐릭터명으로 저장된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서울뿐 아니라 부산, 강릉 등 전국에 흩어져 있다. ‘뮤’를 즐기면서 인적 네트워크가 그 만큼 넓어진 셈이다.

“처음 ‘뮤’를 접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선택한 캐릭터가 만능 슈퍼맨이 되기를 원해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모두가 그 만능 캐릭터만 선택하게 될 거에요. 게임성이 엉망이 되는 거죠.”

‘뮤’에 이어 후속작격인 ‘썬’에도 한번 도전해보고 쉽다는 그는 “개발사인 웹젠이 다양한 특성을 지닌 개성파 캐릭터를 계속 업데이트해 주고 캐릭터간 밸런싱도 끊임없이 잡아줬으면 좋겠다”며 마지막까지 ‘뮤’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나타냈다.

<장지영기자 장지영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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