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중고 값 신품 리퍼비시를 아시나요?

쇼핑하는 이들의 마음은 조금이라도 더 싼 값에 더 좋은 것을 사고자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가격정보 사이트와 갖가지 동호회들이 북적거리는 것이기도 하다. 비슷비슷한 가격 틈새에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는 이들의 눈을 번쩍 뜨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리퍼비시 제품이다.

인터넷 쇼핑몰과 홈쇼핑 등이 발달하면서 제품을 사자마자 불량을 발견했다거나 충동적으로 산 제품이 단순히 마음에 들지 않다는 이유로 반품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구매자는 제품 값을 고스란히 되돌려 받지만 제조사는 그 제품을 그대로 다시 팔 수는 없다.

제조사는 이런 제품들을 문제가 있는 부분은 고치고 새로 깨끗하게 포장을 해 다시 시장에 내놓는다. 물론 한번 팔려 나갔던 제품이기 때문에 새것과 똑같이 팔수는 없다. 그래서 ‘리퍼비시(Refurbished)’라는 꼬리표를 달고 20~30% 정도 몸값을 낮춘다. 물론 반품의 원인을 고치고 성능도 새것과 똑 같다.

우리나라에서 선보이는 리퍼비시 제품으로는 노트북과 디지털 카메라를 주로 볼 수 있고 간혹 PDA도 찾아볼 수 있다. 반품이나 리퍼비시 제품이 많아지면서 이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 새롭게 조명받는 리퍼비시

리퍼비시는 미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잡아 싼 값에 제품을 사고 싶어 하는 이들의 눈길을 끌어 왔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번이라도 고장 났거나 남이 만진 제품에 대해 강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그 동안 리퍼비시 제품이 터부시돼 왔다.

게다가 몇 년 전 리퍼비시 제품이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 용산 전자상가 등에서 러퍼비스 제품을 새 것이라고 속여서 파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결코 좋은 이미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요즘은 하나의 새로운 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요즘은 리퍼비시 제품에 대해 확실히 표시하고, 제조사나 수입사가 공식적으로 유통하는 제품도 많다. 물론 AS도 새 제품과 기간의 차이는 있지만 문제는 모두 해결해준다.

그러나 아직까지 노트북은 리퍼비시에 대해 안 좋은 이미지가 강해 사내판매나 특별 이벤트 등을 통해 제한적으로 판매하는 일이 많다.

소니코리아는 이달 초 코엑스 매장에서 소니 바이오 회원들을 초대해 리퍼비시 제품을 판매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디지털 카메라는 LG상사가 캐논 리퍼비시 제품을 판매하고 새 제품과 똑같은 1년 무상 수리 서비스를 하고 있다.

# 족보와 서비스 따져봐야

리퍼비시 제품을 사기로 마음먹었다면 새 제품을 살 때보다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누군가의 손을 먼저 탄 제품이기 때문에 먼저 제품 상태를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 노트북이라면 LCD 화면의 불량 화소, 하드디스크 불량, 외관의 상태 등을 확인한다. 디지털 카메라도 마찬가지다. 촬영 센서나 LCD에 불량 화소가 있으면 곤란하고 역시 겉도 잘 살펴보는 것이 좋다.

새 제품과 똑같은 상태를 원하는 것은 욕심이지만 너무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대부분의 리퍼비시 제품은 공장에서 다른 제품보다 더 엄격한 검사를 해서 내보내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 제품들보다 불량이 더 적을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서비스를 믿을 수 있어야 한다. 먼저 따져 봐야 할 것이 바로 족보다. 일반 신상품이 우리나라 판매용 ‘정품’과 외국에서 파는 제품을 들여온 ‘내수’ 및 ‘병행수입’으로 나뉘는 것처럼 리퍼비시 제품도 다양하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공식 유통사에서 파는 ‘우리나라 판매용 리퍼비시’ 제품을 사는 것이 좋다. 외국산 리퍼비시 제품을 사기로 마음먹었다면 파는 곳이 얼마나 믿을 수 있는 곳인지 신중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리퍼비시는 판매를 한 지역에서만 수리를 해준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내놓은 리퍼비시 제품을 샀다면 보증 기간이 1년이든 3개월이든 우리나라에서 정식으로 AS를 받을 수가 없다. 심지어 돈을 내도 AS를 받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해외 리퍼비시 제품은 내수나 병행 수입 제품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수리할 수가 없다는 말이다. 또한 운용체계도 영문판이다.

# AS도 큰 문제 없어

‘그렇다면 마음 편하게 살 수 없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쇼핑몰에서는 외국 판매용 리퍼비시 제품이라도 직접 들여온 나라의 수리 센터로 보내 고쳐주는 서비스를 하거나 약간의 수리비를 받고 공식 서비스 센터에서 처리해주기도 한다.

1년이 지나면 정품이든 리퍼비시이든 병행 수입 제품이든 유상 서비스를 해주는 것은 똑같다. 노트북이나 디지털 카메라 등이 쉽사리 고장 나는 제품이 아닌 것을 따져보면 불량이 없는 제품을 골랐다면 싸게 산만큼 득이 되는 셈이다. 물론 앞서 말한 것처럼 반품된 제품에 대해 큰 불안을 느낀다면 절대 리퍼비시 제품을 골라선 안 된다.

<다나와 정보팀 차장 이관헌 grape@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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