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카드 "길 아닌 곳에서도 잘나간다"

 이른 아침 출근길 교통카드로 버스에 오른 이 대리는 동료들과 점심 식사를 한 뒤 교통카드를 다시 꺼내 사내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을 뽑는다. 오후에 대법원을 찾아 무인 민원 발급기에서 교통카드로 결제한 뒤 서류를 발급받았다.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다음주로 예정된 프레젠테이션 자료 작성에 필요한 책을 구입하기 위해 서점에 들렀다. 물론 결제는 교통카드로 했다. 퇴근한 다음 이 대리는 애인과 함께 야구장에 들러 입구에 설치된 판독기에 교통카드를 대고 티켓을 구매해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한다.

 교통카드가 도로와 철로에서 벗어나고 있다. T머니 카드 등 교통카드가 버스·지하철의 요금 결제가 안정화되면서 다양한 부가 서비스 모델을 채택, 탈바꿈을 꾀하고 있다. 인터넷, 공공·의료·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자와 제휴를 통해 소액 선불 시장의 ‘허브 카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변신이다.

 ◇서울 신교통카드=교통카드의 외출(?)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서울시 신교통카드 사업자인 한국스마트카드다. 지난 2004년 12월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을 채택한 스마트 T머니 카드를 출시한 뒤 다양한 서비스와 가맹점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한국스마트카드는 공공 시설 부문에서 서울역사박물관, 공영 주차장, 대법원 무인 민원 발급기 등에서 T머니 결제가 가능하다. 남산 터널 혼잡 통행료, 서울대공원, 우면산터널 등에도 확대될 예정이다. 또 GS25·훼미리마트 등 편의점과 교보문고, 극장, 롯데월드 등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중이거나 개발중이며 향후 코엑스, 남산타워, PC방 등도 포함된다.

 일부 신용카드 후불 결제가 가능한 자판기 서비스도 시작됐다. 이미 약 500대의 무인 자판기에 적용된 T머니는 향후 음료는 물론이고 사진·멀티미디어 자판기 등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진다.

 특히 최근에는 OK캐시백·GS칼텍스·KT콜보너스 등과 마일리지 전환 서비스를 시작해 실속파 고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연내에는 이동통신사들과도 제휴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지방 교통카드 서비스=한국스마트카드는 지난달 포항·통영·안동·거제·서귀포 5개 도시에서 교통카드 서비스를 제공중인 탑캐쉬와 T머니 호환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이를 계기로 두 회사는 각 지역의 T머니 보급과 사용률을 높이고 탑캐쉬가 진행하는 관광카드 사업에서도 공조하기로 했다.

 또 지난 7월 미국 보안 솔루션 업체 이스마트테크놀로지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한 부산 교통카드 업체인 마이비도 내년 초를 목표로 학원·의료 정보화 분야의 부가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미 마이비는 약 9000개 자판기·음식점·극장 등에서 마이비 교통카드를 이용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한 데 이어 최근에는 부산 사직야구장에도 교통카드 시스템을 적용, 별도로 입장권을 구매하지 않고도 출입문에 설치된 단말기에서 교통카드로 결제한 뒤 입장할 수 있도록 해 부산 지역 야구팬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지난 여름 휴가철에는 해운대해수욕장 등에서 팔찌 형태의 교통카드를 이용해 주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눈길을 모았다.

 ◇전망=교통카드의 부가 서비스는 아직은 도입기에 있다. 최근 들어 다양한 분야와 접목이 시도되고 있지만 제휴 서비스 가맹점 확보, 카드 인식 단말기 보급 등 인프라적인 측면의 투자와 협력 그리고 고객 인지도 제고가 이뤄져야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김영주 한국스마트카드 과장은 “교통카드를 이용한 결제는 소액이면서 신속한 결제가 필요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인터넷을 통한 고객 인지도 제고와 다양한 제휴 서비스의 정착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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